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오는 21일 사상 초유의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가 이를 저지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인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반도체는 국가 전략자산… 파업은 공멸의 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4일 SNS를 통해 현재의 위기 상황을 "국가 비상사태"로 규정했다. 김 장관은 특히 긴급 조정 카드를 언급하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긴급조정권이란? 현행법상 쟁의 행위가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하는 권한이다. 발동 즉시 30일간 파업이 금지되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
김 장관은 "경쟁국들이 사활을 걸고 뛰는 상황에서 파업으로 발목이 잡히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노사의 결단을 촉구했다.
삼성전자 ‘선제적 감산’ 돌입… 100조원대 손실 공포
삼성전자는 파업 일주일을 앞두고 이미 '비상 관리 체제'에 들어갔다. 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는 '슈퍼 사이클' 초입임에도 불구하고, 파업 시 발생할 라인 셧다운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례적으로 생산량을 스스로 줄이는 고육책을 택했다.
재계와 금융권이 분석하는 예상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JP모건은 인건비와 매출 손실을 합쳐 최대 39.5조원 규모의 타격을 예상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파업 전후 감산, 고객사 이탈, 재가동 비용(최소 2~3주 소요) 등을 합산할 경우 최대 100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노사 협상 ‘평행선’… 노조 “대표이사가 직접 답하라”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사는 성과급 제도를 두고 여전히 맞서고 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 제도화 및 영업이익의 15%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경영 유연성을 위해 성과급 제도화 대신 특별 보상 형태의 경쟁 우위 보상을 제시하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15일 오전 10시까지 대표이사가 직접 답변할 것을 요구하며, 변화가 없을 시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지금 상황은 단순히 한 기업의 노사 갈등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의 명운'이 걸린 판으로 커졌다는 분석이다.
산업부 장관이 '긴급 조정'이라는 극약 처방을 미리 꺼내들고 강력하게 개입한 것은, 삼성전자의 파업이 국내 공급망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공포가 반영된 것이다.
노조가 설정한 '15일 오전 10시' 시한이 지나면, 정부가 실제로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강제로 쟁의를 멈출 것인지가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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