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태가 한국 노동 운동 역사상 전례가 없는 '주주 vs 노조'의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과거에는 사측과 노조의 양자대결이었는데, 이제는 "우리 배당금 깎아서 노조 성과급 주냐"며 뿔난 400만 삼성전자 개미(소액주주)들이 직접 고소장과 소송카드를 들고 참전한 형국이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이 오는 21일로 예고된 노동조합의 총파업을 막기 위해 '조합원 전원 고소·손배소'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통해 소송인단 모집에 착수하면서, 삼성전자 사태는 노사 갈등을 넘어 '주주와 노동계의 법정 공방'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주주들이 "내 돈(배당금) 지키겠다"고 직접 소송인단 모으는 모습은 한국 시장에서 정말 보기 드문 광경이다.
주주들의 논리: "성과급은 임금이 아니라 '자본의 분배'다"
소액주주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가 내세운 법적 무기는 상법상 자본충실의 원칙이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일괄 지급하도록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주들은 "대법원 판례상 경영 성과급은 근로의 대가(임금)가 아니라 사업 이익, 즉 자본의 분배에 해당한다"며 "이는 주주들의 배당 재원이지 노사 교섭 대상(근로조건)이 아니며, 이를 빌미로 파업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 파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라인 멈춰서 주가 떨어지면 조합원 전원이 물어내라"
주주들은 노조의 강경 행보로 반도체 생산라인에 차질이 생기고 기업가치가 훼손될 경우, 주가 하락과 배당 감소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는 입장이다.
소액주주 단체는 파업을 주도한 노조 집행부뿐만 아니라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전원'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측에도 경고 "노조 요구 들어주면 경영진도 고소"
주주들은 노조뿐만 아니라 회사 경영진도 압박하고 있다.
만약 사측이 노조의 압박에 못 이겨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에 합의해 줄 경우, 이사회 결의에 대한 단체협약 효력정지 가처분과 주주대표소송을 통해 경영진에게 배임 등의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2026년 현재 글로벌 반도체 전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노조가 대화(사측의 교섭 재안 및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를 거부하고 6월 초까지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스탠스를 취하자 주주들의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다.
주주들의 소송으로 인해 "성과급은 임금이 아니니 교섭 대상이 아니다"라는 주주 측의 논리와, "그동안 성과급도 근로조건의 일부로 다뤄왔다"는 노동계의 관행이 법원에서 정면 충돌하게 됐다. 대법원 판결에 이목이 집중되게 됐다.
'행동주의 개미'들이 새로운 권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엔 주주들이 주가 떨어지면 주식을 팔고 떠났지만, 이제는 주주 권익을 지키기 위해 직접 연대해 법적 실력 행사에 나선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가 그 중심에 있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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