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태가 진짜 걷잡을 수 없는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주주 vs 노조’의 싸움에 이어, 이제는 노조 내부에서 ‘반도체(DS) vs 가출한 가전·폰(DX)’의 ‘노·노 갈등’까지 터졌다. 노조의 집안싸움이 법정으로 간 것이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의 21일 총파업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 내부의 해묵은 ‘사업부 간 갈등’이 결국 폭발했다.
노조의 파업 강행에 반발한 완제품(DX) 부문 조합원들이 노조 집행부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중지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한 것이다.
노조는 사측의 압박에 이어 내부 주주와 조합원들에게까지 동시다발로 고소·고송을 당하는 ‘사면초가’ 형국이다.
갈등의 도화선 "반도체(DS) 성과급 위해 우리가 왜 들러리 서나"
이번 소송을 주도하는 이들은 가전과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DX 부문 조합원들이다.
현재 노조 집행부가 교섭요구안(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등)을 짜는 과정에서 DX 조합원들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하고, 철저히 반도체(DS) 중심의 요구안만 밀어붙였다는 점이 불만을 폭발시켰다.
소송 제안자들은 "이대로 단체협약이 맺어지면 7만 5천 명의 조합원과 13만 임직원 전체가 독단적인 협약의 지배를 받게 된다"며, 투명하고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요구안을 다시 짜라고 요구하고 있다.
실력 행사 나선 DX 조합원들 "조합비 낼 돈으로 소송비 낸다"
사내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수백 명의 DX 조합원들이 결집해 행동에 나섰다.
주말 동안 신속하게 가처분 신청을 내기 위해 법무법인을 선임하고 이미 상당액의 소송비를 모금했다.
특히 노조가 파업 기간 조합비를 5만 원으로 기습 인상하자, "노조 탈퇴하고 그 5만 원을 집행부 소송비로 내겠다"는 인증글이 쇄도하고 있다. 사내 메신저 프로필도 DS는 '파업', DX는 'DS 파업 반대'로 나뉘어 대치 중이다.
노조의 '이중 사법 리스크'… 파업 동력 상실 위기
이로써 노조는 파업 개시일(21일)을 앞두고 두 개의 치명적인 법적 재판을 마주하게 됐다.
사측은 이미 "반도체 핵심 시설(웨이퍼 변질 방지 등)을 점거하지 말라"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냈으며, 20일 법원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노조의 대표성과 절차에 문제가 있으니 교섭을 중단하라"며 DX 조합원들이 낼 가처분이 추가됐다.
이번 '노노 갈등'에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진짜 핵심은, 자칫하면 명분 읽은 파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측이 제기한 가처분은 이겨도 '위법 파업'만 조심하면 되지만, 자기 식구(조합원)들이 제기한 가처분은 노조의 존재 가치와 파업의 정당성을 뿌리째 흔드는 핵폭탄이다. "전체 직원을 대표하지 못하는 노조"라는 꼬리표가 붙기 때문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급히 "올해는 반도체(DS) 성과급 재원부터 확충하고, 내년엔 DX도 많이 챙겨주겠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돌아선 DX 부문의 민심을 잡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과연 법원이 노조 내부의 절차적 정당성 결여를 이유로 DX 조합원들의 손을 들어줄지가 이번 사태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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