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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4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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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면 파산"… CA 블랙잭 금지에 남가주 도시들 ‘집단 소송’ 불사

주 법무부, 카드룸 '변형 블랙잭' 전면 금지 규정 최종 승인… 4월 1일 발효

김도현 기자
"이대로 가면 파산"… CA 블랙잭 금지에 남가주 도시들 ‘집단 소송’ 불사

커머스·벨가든스·하와이안 가든스 등 "도시 예산 40~50% 증발, 자치권 박탈 위기"

원주민 부족 "불법 게임 규제하는 첫 단계" 환영… 5월 31일 준수 계획서 시한 앞두고 전면전

캘리포니아(CA)주 정부가 상업용 카드룸(Cardroom) 내 핵심 수입원인 '블랙잭 스타일' 게임을 사실상 금지하는 초강력 규제안을 전격 통보하면서, 카드룸 세수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온 남가주 외곽 도시들이 파산 위기를 호소하며 주정부를 상대로 한 전면적인 법적 소송을 예고했다.

주정부가 원주민 카지노 측의 강력한 로비에 지난 20년 동안 놔두던 블랙잭을 갑자기 규제하고 나서자, 블랙잭으로 막대한 수익을 얻어온 상업용 카드룸과 지방자치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CBS, CBS 새크라멘토, 갬블링 인사이더 등의 13일 보도를 종합하면, CA주 법무부(DOJ) 산하 도박통제국이 상정하고 행정법률국(OAL)이 최종 승인한 신규 카드룸 규제안이 본격적인 시행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규제안에 따라 각 카드룸은 오는 5월 31일까지 주 법무부에 구체적인 게임 규칙 변경 및 이행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 오는 7월부터 해당 게임의 운영 승인이 취소된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게임 금지 수준이 아니라, "원주민 부족 카지노와 상업 카드룸 간의 20년 밥그릇 싸움", 그리고 "지방 정부의 파산 및 자치권 박탈 위기"라는 미국 로컬 정서의 핵심 아킬레스건을 건드리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연방 법률의 보호를 받으며 '하우스(카지노 측)가 직접 돈을 거는 배팅'이 허용되는 원주민 부족(Tribal) 카지노와 달리, CA주법상 일반 상업 카드룸은 플레이어끼리 혹은 제3의 대리인(TPPPPS)이 돌아가며 딜러 역할을 하는 '플레이어 대 딜러' 방식으로만 영업을 할 수 있었다.

카드룸들은 이 예외 조항을 이용해 20년 넘게 변형 블랙잭이나 바카라를 서비스해 왔다. 이 '꼼수(예외 조항)'는 상업 카드룸들에게 있어서 '먹고 사는 생명줄' 그 자체였다.

카지노의 핵심 원리, '하우스(Bank)'란 무엇인가?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를 가면 내가 돈을 땄을 때 카지노 측(하우스)이 돈을 내주고, 내가 잃으면 카지노가 돈을 가져간다.

이처럼 '카지노 공인 자금(판돈)'을 대고 직접 플레이어와 돈 거래를 하는 주체를 '하우스' 혹은 '뱅크(Bank)'라고 한다. 도박업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치트키가 바로 이 '하우스' 역할이다. 확률상 하우스가 무조건 이기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의 해괴한 법 "상업 카드룸은 하우스를 못 한다"

캘리포니아 주법상, 이 엄청난 돈벌이가 되는 '하우스 베팅' 권한은 오직 원주민(인디언) 보호구역 카지노에만 독점으로 주어졌다.

도시 한가운데에 있는 일반 '상업 카드룸(커머스 카지노 등)'은 법적으로 "너희들은 하우스를 할 수 없다. 오직 손님들끼리 포커 치는 장소만 빌려주고 자릿세(수수료)만 받아라"라고 못을 박았다.

카드룸의 기막힌 꼼수 "그럼 제3자를 고용해서 하우스를 시키자"

블랙잭이나 바카라 같은 인기 게임을 돌려야 손님이 오는데, 문제는 손님들끼리 치게 하면 아무도 딜러(하우스) 역할을 안 하려고 한다는 것. 하우스를 하면 수천만 원의 판돈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우스(딜러)가 장기적으로는 무조건 돈을 버는 구조가 맞지만, 일반 개인 손님은 ‘단 한 판’만에 파산할 수 있는 ‘무한 책임(독박)’의 공포 때문에 감히 그 자리에 앉지 못하는 것이다.

블랙잭이나 바카라 테이블에는 보통 5명에서 7명의 손님이 앉는다. 만약 누군가가 딜러(하우스) 자리에 앉으면, 그 테이블에 앉은 모든 손님의 배팅액을 혼자서 감당(보증)해야 한다. 테이블에 앉은 다른 손님 6명이 각각 1,000달러씩 총 6,000달러(약 900만 원)를 배팅했다면, 단 한 판만에 내 생돈 6,000달러를 그 자리에서 다 물어내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상업 카드룸들이 20년 동안 써먹은 엄청난 꼼수가 등장한다.

형식적인 룰은 "손님 여러분, 이번 판에 딜러(하우스) 하실 분?" 하고 물어보는 것이다. 당연히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다.

이때 테이블에 앉아있던 바지사장(돈이 엄청나게 많은 전문 대리인 업체 직원)이 "제가 딜러 역할 할게요!" 하고 자원한다. 제3의 대리인(TPPPPS)이 투입되는 것이다.

카드룸은 "우리가 직접 하우스를 한 게 아니라, 손님(바지사장)이 자원해서 딜러를 한 거니까 우린 법을 어기지 않았어!"라고 우길 수 있는 꼼수가 가능해진다.

이 대리인(TPPPPS)들은 무한한 자금력으로 20년 동안 24시간 내내 딜러 자리를 독점하며 사실상 진짜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처럼 블랙잭을 운영해 왔다.

이 꼼수 덕분에 상업 카드룸은 원주민 카지노의 독점권을 합법적으로 침해하며 매년 수천억 원의 블랙잭 매출을 올렸다. 카드룸에 엄청나게 유리했던 법적 회색지대였다.

'21'과 '블랙잭' 명칭 금지… '변형 꼼수' 원천 차단

그러나 롭 봉타 CA주 법무장관이 밀어붙인 새 규정은 이 같은 우회로를 완전히 차단했다.

규정에 따르면, 블랙잭 스타일을 전면 개편해 앞으로 카드룸에서는 숫자가 21을 넘어도 패배하지 않는(No Bust) 변형 게임만 허용되며, 자연 블랙잭(A와 10 조합)이 나와도 자동 승리할 수 없다.

또한 게임 이름이나 마케팅에 '21' 또는 '블랙잭'이라는 단어 자체를 아예 쓸 수 없게 명칭 사용도 금지시켰다.

새 규정은 딜러도 강제로 로테이션하게 했는데, 딜러(뱅커) 역할은 최소 40분마다 무조건 다른 실제 플레이어(손님)에게 넘어가야 한다. 만약에 테이블에 있는 일반 손님 중 누구도 딜러 역할을 수락하지 않으면 그 즉시 테이블을 폐쇄해야 한다. 사실상 카드룸의 블랙잭 테이블을 고사시키겠다는 의도다.

바지사장을 앉혀놓고 편법으로 돈을 벌던 카드룸 입장에서는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블랙잭 테이블을 전부 닫아야 하게 됐고, 시 정부에서는 이들로부터 벌어들이던 예산이 날아간다고 난리가 난 것이다.

남가주 도시들 "세수 50% 증발… 시(市) 해체될 판"

특히 주정부의 급진적인 태세 전환에 커머스(Commerce), 벨가든스(Bell Gardens), 하와이안 가든스(Hawaiian Gardens) 등 LA 카운티 내 중소 도시들은 그야말로 발칵 뒤집혔다. 이들 도시는 시 전체 예산의 절반 가량을 카드룸이 내는 세금에 의존하고 있다.

케빈 라이네즈 커머스 시장은 "커머스 카지노에서 나오는 수입이 시 일반 예산의 40%(연간 약 3,000만 달러)를 차지한다"며 "이 돈이 사라지면 경찰·소방 등 치안 서비스는 물론 저소득층 주민 지원 프로그램이 통째로 마비된다"고 경고했다.

CA주 자립도시연합(Independent Cities Association)의 후안 가르자 사무총장은 일부 도시의 경우 카드룸 세수가 50% 이상 줄어들면 "지방 재정 파산을 넘어 시 자치권을 반납하고 공중분해(Disincorporation)될 수도 있다"며 주의회의 즉각적인 개입과 재정 보전을 촉구했다.

일부 시의회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가계에 직접 타격을 주는 '판매세 인상' 주민투표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주정부 자체 경제 분석에서도 이번 조치로 주 전역에서 약 1만 3,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연간 5억 달러의 세수가 증발할 것으로 예측됐다.

원주민 부족의 판정승… 21일 법원 심리가 분수령

반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이번 규제안을 강력하게 로비해 온 CA주 원주민 부족 연합 단체들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독점적 카지노 운영권을 가진 ‘주권 인디언 국가 연합(Alliance of Sovereign Indian Nations)’의 댄 시바 의장은 "그동안 상업 카드룸들이 주 헌법을 위반하며 사실상 불법적인 '하우스 뱅크 방식'의 블랙잭을 편법 운영해왔다"라며 "이번 DOJ 규정은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는 당연하고 필요한 첫 단계"라고 맞받아쳤다.

카드룸 업계와 관련 지자체들은 주정부의 조치가 아무런 공공의 해악이 없음에도 무리하게 법을 재해석한 '위법 행위'라며 강력한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규제 이행 시한(5월 31일)을 코앞에 둔 오는 5월 21일, 법원의 첫 심리 결과에 따라 가주 도박 산업과 중소 도시들의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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