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D 중범죄국(Major Crimes Bureau) 정밀 타격… 메인 스트리트 전면 봉쇄
현장서 남녀 2명 체포… 가주 정부 ‘조직적 암시장 소탕’ 드라이브 본보기
남가주 유통 암시장의 핵심 요충지인 LA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트(Fashion District)' 한복판에서 시가 최대 1,000만 달러(약 14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위조 명품 밀매를 주도해온 조직의 거점이 소탕됐다.
CBS LA와 NBC4 등 매체들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LA 카운티 셰리프국(LASD) 산하 조직범죄 및 대형 재산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중범죄국(Major Crimes Bureau)’은 이날 새벽 5시 동트기 전, 대대적인 기습 압수수색(Pre-dawn raid)을 감행했다.
수사관들은 500 블록 사우스 로스앤젤레스 스트리트에 위치한 상업용 소매 매장과 바로 인근 500 블록 메인 스트리트의 대형 유령 창고를 정밀 타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5가와 6가 사이의 도로가 전면 통제되는 등 다운타운 일대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단순 압수수색이 아니라, LASD의 조직범죄 전담 부서인 ‘중범죄국’이 투입되었다는 것은, 짝퉁 시장이 이제 뒷골목이나 야시장 수준이 아니라, 마약 카르텔이나 글로벌 조직범죄단이 움직이는 거대 범죄 기업의 핵심 수입원이 되었다는 의미다.
하이엔드 명품 백 옆에 ‘헬로키티’가? 암시장의 진화
당국이 현장에서 압수한 위조품의 규모는 최소 500만 달러에서 최대 1,0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추산됐다.
당국이 언론에 공개한 압수 물품 리스트와 현장 사진에 따르면, 전통적인 위조 표적인 구찌, 루이비통, 샤넬 등 하이엔드 명품 디자이너의 핸드백과 의류, 액세서리뿐만 아니라 대량의 ‘헬로키티(Hello Kitty) 장난감’과 캐릭터 완구류, 잡화까지 창고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현지 수사 관계자는 "단순한 패션 명품 모조품 유통을 넘어, 글로벌 캐릭터 브랜드의 지식재산권(IP)을 침해하는 광범위한 위조품 네트워크가 LA 도심 한복판에 둥지를 틀고 있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새벽녘의 체포극… 배후는 '기업형 밀수 조직'?
LASD는 현장에서 위조품 소지 및 판매 혐의로 남성과 여성 주범 2명을 체포해 유치장에 수감했다.
이들의 구체적인 신원과 보석금 규모는 검찰의 정식 기사 전 전술적 이유로 현재 비공개 상태다.
언론들은 이번 단속이 단순한 동대문식 짝퉁 노점상 단속이 아닌, '기업형 조직 밀수(Fencing Operations)'를 정조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불과 얼마 전 LA-롱비치 항구를 통해 2억 달러 상당의 짝퉁 의류와 시계를 밀수해 온 물류 회사 임원과 트럭 운전사 등 7명의 조직원이 연방법원에서 무더기 실형을 선고받은 사건이 있었다.
이번에 적발된 다운타운 창고 역시 항만이나 공항을 통해 위조 인장을 찍어 밀수한 가짜 상품을 최종 소매상들에게 뿌리는 '중간 총책' 기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개빈 뉴섬의 ‘소매 절도·짝퉁과의 전쟁’ 본보기
캘리포니아 정계에서는 이번 기습 작전이 개빈 뉴섬 주지사 행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캘리포니아 치안 강화 및 소매 암시장 소탕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고 평가한다.
가주 정부는 지난 한 해 동안에만 대대적인 단속을 통해 1,700만 달러 상당의 조직적 장물과 위조품을 압수하며 치안 공백 논란을 정면 돌파하려 노력 중이다.
LASD 중범죄국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2명 외에 위조품의 해외 수입 경로와 대금 결제 계좌를 추적해 배후 공급책을 일망타진할 것"이라며 추가 체포 및 대규모 연방 기소를 예고했다.
당국은 현재 LA 크라임 스토퍼스(Crime Stoppers) 등을 통해 다운타운 일대 위조품 창고에 대한 대시민 익명 제보를 유도하고 있다.
조폭들이 짝퉁에 관심 많은 이유
한편, 조직범죄단이 짝퉁 시장으로 대거 망명한 가장 큰 이유는 위험은 작고 마진은 마약보다 높은 '가성비' 때문이다.
마약은 제조, 밀수, 유통 과정에서 조직원이 총에 맞거나 감옥에 갈 확률이 극도로 높다. 반면 짝퉁 명품은 중국이나 동남아 공장에서 가방 하나당 몇 만 원에 떼어와 미국/유럽에서 수십, 수백만 원에 판다. 마진율이 마약과 맞먹거나 오히려 높다.
마약 밀수가 걸리면 종신형이나 사형이지만, 짝퉁 가방은 걸려봤자 '상표법 위반'이나 '재산 범죄'로 분류되어 가벼운 벌금형이나 몇 년 이하의 징역으로 끝난다. 범죄 조직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안전하고 매력적인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유엔(UNODC) 보고서에 따르면, 짝퉁 시장은 글로벌 범죄 조직들의 '돈세탁(마약 대금 세탁) 창구'이자 '현대판 노예 시장'이다.
마약이나 밀수, 도박으로 번 지저분한 '현찰'을 홍콩이나 가주의 유령 무역 회사를 통해 짝퉁 부품(지퍼, 원단, 헬로키티 플라스틱 등)을 수입하는 대금으로 송금한다. 그리고 미국 다운타운 창고에서 물건을 팔아 '깨끗한 현금'으로 바꾼다. 수사기관이 자금 출처를 쫓기 극도로 어렵게 만드는 구조다.
이번 LA 다운타운 기습에서도 확인되었듯, 이 유령 창고에서 온종일 박스를 나르고 물건을 파는 하책 조직원들은 대부분 남미나 아시아에서 밀입국한 불법 체류자들이다. 카르텔은 이들을 미국으로 밀입국시켜 준 뒤, 악마의 계약을 통해 "밀수 비용 5천만 원 갚을 때까지 창고에서 짝퉁 백을 팔아라"며 현대판 노예처럼 착취한다.
인터폴(Interpol) 조사 결과, 우리가 해변이나 다운타운 뒷골목에서 사는 가짜 나이키 신발, 에르메스 벨트의 수익금은 최종적으로 알카에다부터 마피아까지 전 세계 테러 단체와 조폭들의 무기 구입 자금으로 흘러 들어간다. 우리가 산 짝퉁이 총알이 되는 것이다.
2015년 프랑스를 공포에 떨게 했던 '찰리 에브도 테러 사건'의 주범인 쿠아치 형제는 테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 시내에서 가짜 나이키 운동화를 조직적으로 유통해 돈을 벌었다.
이탈리아 마피아(카모라), 중국 삼합회, 심지어 중동의 테러 조직들이 현재 위조품 제조 공장과 글로벌 컨테이너 물류망을 직접 소유하고 운영 중이다. 짝퉁은 범죄 카르텔의 주수입원이다.
짝퉁 창고는 단순한 가짜 가방 보관소가 아니라, 글로벌 카르텔의 자금 세탁 기지이자 밀입국 노동 착취의 현장이다. 소비자가 무심코 산 짝퉁 백 하나가 범죄 조직의 총알과 마약이 되어 돌아오는 것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어두운 현실이다.
이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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