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PORTAL

2026년 6월 4일 목요일

광고 자리 320×100

정용진의 스타벅스, '5·18은 탱크데이' 마케팅 파문

박성민 기자
정용진의 스타벅스, '5·18은 탱크데이' 마케팅 파문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19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케 하는 충격적인 마케팅으로 재계와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뒤었다.

발단: 5월 18일 아침, 스벅 앱에 뜬 귀를 의심케 한 문구

스타벅스코리아(SKC컴퍼니)가 대용량 '탱크 텀블러' 할인 프로모션을 시작한 날은 하필 5월 18일 월요일 아침이었다.

그런데 이벤트 페이지에 올라온 카피들이 한국인들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건드렸다.

"5월 18일은 탱크데이"

"책상에 탁!"

"탱크데이"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시민들을 무력으로 짓밟았던 신군부 계엄군의 탱크를 연상시킨다.

"책상에 탁!"은 19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전두환 정권의 치안본부가 발표해 온 국민의 분노를 샀던 역사적 망언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를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MBC, 오마이뉴스 등 진보 매체에서는 "아무리 봐도 고의다", "이 정도면 단순 실수가 아니라 현대사를 정면으로 조롱하고 비하한 역대급 막장 마케팅"이라며 즉각 불매운동 여론을 보도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X(옛 트위터)를 통해 "저질 장사치들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 모독적 이벤트에 분노한다. 무슨 억하심정으로 이런 짓을 저질렀나.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공개적으로 강하게 질타했다.

스타벅스 측은 뒤늦게 사태를 파악하고 '탱크 텀블러 데이', '작업 중 딱~'으로 문구를 몰래 수정하다가 캡처본이 퍼지며 여론의 뭇매를 더 세게 맞았다.

보수·진보 언론을 막론하고 이번 사태에서 가장 경악하는 부분은 "도대체 연봉 수억 원을 받는 대기업의 엘리트 마케팅 팀과 임원진 라인 중, 5월 18일에 '탱크'와 '책상에 탁'을 붙여 내보내면서 문제 제기를 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는가?"라는 점이다.

5월 18일이라는 날짜 데이터와 '탱크/탁'이라는 텍스트 데이터의 상호작용이 일으킬 핵폭탄급 파장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저 기계적으로 밈(Meme)을 소비하려다가 회사를 통째로 날려버릴 뻔한 초대형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정용진 회장, 대표이사·임원 전격 경질

논란이 터진 지 불과 몇 시간 만인 18일 오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와 담당 임원을 즉각 해임(경질)하고 관련 임직원 전원 징계라는 '초강수 방망이'를 휘둘렀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은 이번 일을 보고받은 즉시 엄정하고 철저한 내부 조사를 지시했다"며 "이번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해 그룹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징계를 주문했고 대표이사 해임이라는 초강수를 뒀다"고 말했다.

정용진 회장은 과거 SNS '멸공' 발언으로 스타벅스 불매운동이 일어나 그룹 주가가 폭락하고 이념 논란의 중심에 섰던 뼈아픈 과거가 있다.

당시 이념에 매몰되었다가 실용(매출, 주가)에서 큰 타격을 입었던 경험이 있기에, 이번에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한 임직원 징계를 통해 "우리 그룹은 결코 극우 이념 세력이 아니며, 철저히 국익과 국민 정서를 따르는 기업"이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회장의 이례적 우파 행보

정용진 회장은 그동안 멸공 등의 포스팅으로 우파 행보를 보여, 일각에서는 '우파 재벌'로 불리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을 소통 창구로 쓰던 정 회장은 2022년 초, 인스타그램에 숙취해소제 사진 등과 함께 #멸공, #난공산주의가싫다, #노빠꾸 등의 해시태그를 연달아 올렸다.

인스타그램 측에서 이 게시물을 '증오 발언'으로 분류해 임시 삭제하자 "이게 왜 삭제되냐"며 정면으로 들이받았고, 결국 인스타그램의 사과와 복구를 받아내며 보수 진영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후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이준석, 나경원 등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이마트를 찾아 '멸치와 콩(멸·공)'을 사는 인증샷 릴레이를 벌이며, 정용진의 '멸공'은 보수 진영의 가장 강력한 정치적 밈(Meme)이 되었다.

정 회장은 다른 재벌들과 달리 스스로의 이념적 궤적을 통해 미국 보수 엘리트 사회의 깊은 곳까지 진입했으며, 미국 공화당 및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주류 세력과 정교한 글로벌 네트워크까지 구축했다.

그는 미국 MAGA 진영의 보수주의 논리를 한국에 소개하는 지적 플랫폼인 '빌드업코리아' 행사를 수년간 후원해 왔다. 스타벅스가 해당 행사장 기슭에서 무료 커피 테이블을 제공하고, 정 회장이 직접 1회 대회 당시 축하 영상을 보내기도 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과 자금줄이 모여 있는 미국 보수 성향의 최상류층 글로벌 단체 '록브릿지 네트워크'의 아시아 지부 총괄회장직도 맡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도 직접 초청받아 참석하는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호관세 폭탄 정국에서 재계의 독보적인 '미국 보수통' 핫라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박성민 기자
©2026 KOREA PORTA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