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체류자 추방 단속을 넘어, 이미 미국에 합법적으로 안착해 수십 년간 거주해 온 '영주권자(Green Card Holders)'와 '시민권자'까지 대거 축출하기 위한 전격적인 비밀 작전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민 사회 전체를 공포와 패닉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이 '불법 체류자'라는 외곽 경계선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미국 시스템 내부 깊숙이 들어와 있는 '합법적 영주권자'와 '시민권자'라는 핵심 영토까지 파고든 꼴이다.
뉴욕타임스가 단독 입수한 연방 국토안보부(DHS)의 내부 기밀문서와 이메일 데이터에 따르면, 행정부는 이민자 사회의 핵심 축인 영주권자와 시민권자들의 과거 이력을 샅샅이 뒤져 추방 사유를 찾아내는 '전담 기획 조직'을 신설해 이미 수천 건의 전면 재심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민 사회는 "합법적 신분마저 언제든 박탈당할 수 있다"는 전대미문의 사법적 리스크와 심리적 패닉 상태에 직면했다.
내부 문건 폭로: 베일 벗은 사실상의 ‘영주권자 추방 기구’
이번 작전을 주도하는 몸통은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 내에 극비리에 신설된 ‘전술작전국(Bureau of Tactical Operations)’ 산하 특수 부서다.
NYT가 확보한 내부 이메일에 따르면, 고위 관료들은 이 조직을 노골적으로 '영주권자 추방 기구(LPR Removal Machine)'라 부르고 있다.
이 조직의 임무는 단순한 서류 검토가 아니다.
영주권자뿐만 아니라 이미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이들의 '시민권 박탈(Denaturalization)' 및 난민 지위 재심사 부서까지 통정적으로 결합해, 한 번 승인된 이민 자격을 역으로 무력화하는 '사법적 청소'를 전담한다.
DHS 내부 자료(2026년 5월 7일 기준)에 따르면, 이 전담국은 이미 총 2,890건의 영주권자 가정을 현미경 심사했거나 현재 심사 중이다.
이 중 80%는 불문 처리되었으나, 최소 500건 이상이 여전히 정밀 타깃 재검토 단계에 묶여 있으며, 이미 50명의 합법 영주권자가 최종 '추방 대상 후보'로 분류 완료되었다.
내부 고위 관계자는 "이것은 시작일 뿐이며, 향후 심사 대상을 수만 명 규모로 광범위하게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행정부의 명분: 성범죄·DUI부터 ‘이란 연계 혐오’까지
USCIS 대변인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가 "국가안보 강화와 과거 이민 행정에서 발생한 사기적 결함을 바로잡기 위한 정당한 주권 행사"라고 항변했다.
당국이 밝힌 주요 재심사 타깃은 다음과 같다.
과거 범죄 이력 솎아내기: 오래전에 유죄 판결을 받았거나 집행유예로 끝난 성범죄, 가정폭력, 음주운전(DUI), 마약 관련 전과자.
이민 사기(Fraud) 추적: 최초 영주권 취득 과정에서 직업, 재산, 혼인 관계 등 서류상 허위 진술(Misrepresentation)이 발견된 사례.
국가안보 위협: 심사 과정에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 등 연방정부가 지정한 적대 국가의 조직 활동에 연루된 정황이 사후 적발된 경우.
전문가들 "1,100만 건 적체 놔두고, 2% 잡으려 행정력 낭비" 비판
그러나 이민법 전문가들과 전직 DHS 고위 관료들은 행정부의 이 같은 공격적인 행보가 과학적·행정적 실용주의를 완전히 상실한 '정치적 퍼포먼스'라고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가공할 만한 행정 비효율성
현재 공개된 데이터를 보면, 대대적인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 심사한 대상 중 실제 추방 후보로 분류된 비율은 단 2%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 이민변호사협회(AILA) 관계자는 "과거 행정부들은 중범죄나 명백한 간첩 행위 등 국가안보에 치명적인 사안에만 제한적으로 영주권 박탈을 추진했다"며 "경미한 과거 이력까지 털어내기 위해 합법 거주자 전체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것은 극도로 공격적이며 비효율적인 과잉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마비 상태의 이민 시스템 방치
더욱 심각한 문제는 현재 USCIS의 내부 하드웨어가 완전히 붕괴 직전이라는 점이다.
연방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처리된 이민 관련 신청 서류(적체 건수)는 무려 1,100만 건을 돌파했다.
이는 2019년 대비 거의 2배 가까이 폭증한 수치다.
합법적인 비자나 영주권 갱신을 기다리는 선량한 신청자들의 서류는 산더미처럼 쌓아둔 채, 전담국까지 만들어 이미 끝난 영주권 서류를 들추는 데 행정력을 올인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민 사회의 공포: 오래된 사소한 기록까지 '영혼 탈탈'
이번 NYT 보도로 인해 한인 공동체를 포함한 미국 내 이민 사회는 깊은 심리적 해체 위기에 직면했다.
10년, 20년 전에 종결된 경미한 기소 유예 기록이나, 최초 입국 당시 서류에 기재했던 아주 사소한 정보의 불일치(Discrepancy)조차 언제든 대형 추방 리스크로 부활할 수 있다는 공포가 현실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민 전문가들은 영주권자 신분이라 할지라도 과거 미세한 법적 하자가 있다면 해외 출국을 자제하고, 즉시 전문 변호사를 통해 최초 이민 신청 서류(A-File) 전체를 재점검하는 등 선제적인 방어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NYT가 폭로한 이 문건의 핵심 본질은 트럼프 행정부가 '합법'과 '불법'의 프레임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이민 정책이 불법 체류자 차단, 합법 영주권자와 시민권자 보호였다면, 트럼프 2기 이민 통제 패러다임은 미국 순혈주의 자국민 우선, 모든 외국인 소스(Source)의 사법적 재검토인 것이다.
1,100만 건의 행정 적체를 놔두고 적발률 2%짜리 영주권자 털기에 집중하는 것은 올바른 정책이나 행정이 아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도 죄가 있으면 쫓아낸다"는 것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유진 기자
©2026 KOREA PORTAL.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