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규모의 아동 의료기관인 '텍사스 칠드런스 병원(Texas Children’s Hospital)'이 미성년자 성전환 치료와 관련된 메디케이드(Medicaid) 부당 청구 소송에서 텍사스주 정부에 판정패했다.
병원 측은 1,000만 달러(한화 약 135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 미국 의료 역사상 최초로 성전환 이후 원래 성별로 되돌아가려는 환자들을 지원하는 ‘디트랜지션(Detransition·성별 복원) 전문 클리닉’을 의무 설립하기로 주 검찰과 최종 합의했다.
텍사스 트리뷴(The Texas Tribune), 휴스턴 크로니클(Houston Chronicle) 등에 따르면, 켄 팩스턴(Ken Paxton) 텍사스주 법무장관은 15일 이 같은 내용의 합의문을 공식 발표하며, 이번 조치가 아동 대상 성전환 수술 및 호르몬 치료를 엄격히 금지하는 텍사스주의 법적 원칙을 사수한 기념비적 승리라고 선언했다.
텍사스주가 미성년자 성전환 치료를 금지한 이후, 주정부와 대형 의료기관이 맞붙은 사법 전쟁의 최종 결과물이 도출된 것으로, 미국의 이념 지형과 의료계 전체를 뒤흔들 메가톤급 판결(합의) 소식이다.
소송의 본질: 1,000만 달러 배상과 '부적절한 코드'의 실체
이번 사법 공방의 핵심은 저소득층 의료보장 제도인 '메디케이드(Medicaid)' 발전기금의 전용 여부였다.
텍사스주 검찰은 텍사스 칠드런스 병원이 주법(SB 14)에 의해 엄격히 금지된 미성년자 대상 성전환 목적의 사춘기 차단제(Puberty Blockers) 및 호르몬 처방을 자행하면서, 국가 메디케이드 기금을 타내기 위해 '부적절한 진료 청구 코드(Fraudulent billing codes)'를 고의로 사용했다고 몰아붙였다.
병원 측은 합의문에 서명하면서도 "우리는 언제나 주법과 연방법을 완벽하게 준수해 왔다"며 어떠한 법적 과실이나 부정 청구 혐의(Liability)도 공식적으로는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수년간 이어질 소송 비용과 이로 인한 의료 현장의 혼란을 종식하기 위해 전략적 합의를 선택했다"고 배수진을 쳤다.
텍사스 검찰이 성전환 치료의 도덕성만 가지고 싸웠다면 캘리포니아나 뉴욕 같은 진보 진영의 반발과 장기 헌법 소원에 막혔을 것이다.
하지만 텍사스 검찰은 '메디케이드 기금 부정 청구(세금 횡령)'라는 철저한 실물 경제 범죄 프레임을 들이밀었고, 병원은 1,35억 원이라는 배상금과 5년 무상 클리닉이라는 조건에 사인할 수밖에 없었다.
파격적 합의 조건: 5년간 '성별 복원' 의료 서비스 무상 제공
단순히 벌금을 내고 끝내는 통상의 합의와 달리, 이번 합의문에는 텍사스 보수 진영의 이념적 요구가 고스란히 반영된 파격적인 조건들이 명시되었다.
병원 측은 성전환 수술이나 호르몬 치료를 받은 후, 육체적·정신적 부작용을 겪으며 원래의 생물학적 성별로 되돌아가기를 원하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독립된 전문 클리닉을 전격 신설해야 한다. 미 최초로 '디트랜지션'을 위한 병원을 의무적으로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병원은 해당 클리닉에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제공되는 모든 정신과 상담, 내분비계 호르몬 복원 치료, 사후 관리 서비스 비용을 향후 5년간 전액 무료(Free of charge)로 제공하도록 강제당했다.
이는 병원이 과거에 저지른 치료에 대해 사법적 책임을 지라는 일종의 징벌적 치료 명령이다.
미국 의료계에 공식적인 '성별 복원 클리닉'이 생긴다는 것은, 앞으로 성전환 수술의 부작용과 후회율에 대한 실증적 공인 데이터(Empirical Data)가 축적되기 시작함을 의미한다. 이 데이터들은 향후 미 전역의 성전환 제한 소송에서 보수 진영의 핵심 사법 무기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의 지정학적 배경: 텍사스 'SB 14' 법안과 미국 내 이념 전쟁의 서막
이번 텍사스 칠드런스 병원과의 1,000만 달러 합의는 단순한 주정부와 로컬 병원의 합의를 넘어, 연방 대법원과 타 주(State)들로 번져가고 있는 미국 내 아동 성전환 치료 정당성 논쟁에도 메가톤급 판례(Precedent)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진영은 다른 주의 대형 병원들을 향해서도 메디케이드 기금 청구 내역을 전수조사하겠다며 공세를 예고한 상태다.
텍사스주는 이미 지난 2023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전환 목적의 수술, 호르몬 요법, 사춘기 억제제 처방을 전면 금지하는 ‘상원 법안 14호(SB 14)’를 통과시킨 바 있다.
김도현 기자
©2026 KOREA PORTA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