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성수기의 시작을 알리는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기점으로 캘리포니아주의 상징이자 최대 천연 명소인 요세미티 국립공원이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는 사상 최악의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과잉 관광)' 재앙을 맞이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지금도 엄청난 인파들이 공원에 몰려들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과감한 규제 폐지로 방문객 통제 장치가 완전히 사라진 상황에서, 정부효율부(DOGE) 주도의 무자비한 인력 감축이 계속 되며 공원 관리 시스템이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18일 국립공원관리청(NPS) 공식 통계에 따르면, 올해(2026년) 들어 요세미티를 찾은 누적 방문객은 이미 83만 6,000명을 돌파했다. 이는 사전 예약제가 작동하던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10만 명(약 13.6%)이나 급증한 수치다.
아침 8시에 멈춰 선 공원과 불법 주차의 행렬
연휴가 시작되기도 전인데 이미 요세미티 밸리 내부의 물류와 교통은 마비 징후를 보이고 있다.
지난 토요일, 공원 내 핵심 주차 공간은 오전 8시를 기해 이미 100% 만차를 기록했다. 자리를 찾지 못한 수천 대의 차량이 왕복 도로변과 천연 잔디밭을 침범해 무차별 불법 주차를 감행하고 있으나, 이를 단속할 인력은 전무한 상태다.
밸리 내부를 순환하는 친환경 셔틀버스는 이미 안전 정원을 초과한 상태로 위태롭게 운행 중이다.
방문객들은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에서 서너 대를 그냥 보내며 몇 시간씩 대기하는 극심한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
외국인 1인당 '100불 추가 폭탄', 자국민엔 사전 예약제 전면 폐지
트럼프 행정부가 도입한 극단적인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관광 정책도 현장에서 엄청난 마찰을 빚고 있다.
새로운 연방 정책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기존 차량당 진입 요금 외에 1인당 100달러의 추가 입장료가 부과된다.
해외에서 온 4인 가족이 요세미티에 차를 몰고 들어가려면 무려 435달러(한화 약 60만 원)라는 가공할 만한 거액을 지불해야 한다.
공원 보존 협회들은 "외국인들에게 천문학적인 요금을 징수해 진입 장벽을 세우면서도, 정작 미국인 방문객에 대한 '사전 예약제(Reservation System)'를 전면 폐지해 버리는 바람에 공원의 자연환경이 실시간으로 파괴되고 있다"고 강력하게 성토하고 있다.
정부효율부(DOGE)의 칼바람과 관리 공백
가장 치명적인 뇌관은 늘어난 인파를 통제해야 할 '공원 레인저(Ranger)'와 직원들이 대거 증발했다는 점이다.
일론 머스크와 비벡 라마스와미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의 연방 예산 삭감 드라이브에 따라, 국립공원관리청(NPS) 직원의 약 25%가 이미 해고되거나 강제 명예퇴직 처리됐다.
트럼프 정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향후 3,000명의 추가 감원과 8억 달러(한화 약 1조 1,000억 원) 규모의 예산 삭감을 공언한 상태다.
LA타임스는 "통제장치(예약제)는 풀어서 방문객 데이터는 폭발시키고, 통제 인력(레인저)은 자르는" 모순된 행정 공학이 결합하면서 이번 메모리얼 데이 연휴가 요세미티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운 '방역 및 관리 무법지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요세미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정치적 '규제 완화' 이데올로기가 공공 인프라와 충돌했을 때 발생하는 전형적인 실물 경제적 파열음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랑하는 정부효율부(DOGE)의 '작은 정부' 실험이 미국 시민들의 가장 즉각적인 여가 공간인 국립공원에서 첫 번째 부작용을 드러내고 있다. 비용 절감이라는 숫자에만 매몰되어 현장 관리 인력을 4분의 1이나 날려버린 대가가 이번 연휴 기간 '쓰레기 대란', '불법 주차 폭주', '치안 공백'이라는 청구서로 돌아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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