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심장부인 맨해튼 미드타운에서 도저히 믿기 힘든 도시 인프라 잔혹사가 발생했다.
밤거리에서 차 문을 열고 내리던 무고한 시민이 발밑의 ‘열린 맨홀’이라는 치명적인 함정에 빠져 추락, 사망한 것이다.
뉴욕 포스트(New York Post)와 WABC-TV(ABC7 뉴욕) 등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한복판에서 50대 여성이 뚜껑이 열려 있던 맨홀 3미터(10피트) 아래로 추락해 사망하는 충격적인 인재(人災)가 발생했다.
뉴욕경찰국(NYPD)과 시 보건당국은 현장 통제권을 가진 거대 전력회사 '콘에디슨(Con Edison)'의 중과실 여부를 가려내기 위해 사법 수사에 전격 착수했다.
미드타운 밤거리에 도사린 '치명적 함정'
NYPD 미드타운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18일 월요일 밤 11시 20분경 뉴욕 맨해튼의 상징적인 명품 거리인 미드타운 웨스트 52가(W 52nd St)와 5번가(5th Avenue) 교차로 인근 록펠러 센터 인접 구역에서 발생했다.
당시 56세 여성 피해자는 조수석에서 하차하기 위해 차량 문을 열고 갓길 보도블록 방향으로 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주위의 어둠 속에서 가로등 불빛에 가려져 있던 '완전히 열려 있던 전기 배선 맨홀'을 미처 포착하지 못했고, 그대로 3미터(10피트) 지하 콘크리트 바닥으로 수직 추락(Plummeted)했다.
뉴욕 소방국(FDNY) 구조대가 특수 장비를 동원해 지하에서 여성을 인양, 인근 뉴욕 프레스비테리안 병원(NewYork-Presbyterian Hospital)으로 긴급 이송했으나 머리와 척추에 가해진 치명적 둔기 외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최종 사망 선고를 받았다.
특히 피해자가 10피트 아래로 추락했을 때, 맨홀 내부에서 뿜어져 나오던 고온의 스팀(Steam·증기)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심정지(Cardiac Arrest)'가 발생해 병원 이송 후 최종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당시 현장을 지나던 목격자 칼튼 우드(Carlton Wood)는 "그녀가 차 문을 닫고 한 걸음 앞으로 내딛자마자 마치 연기처럼 아래로 쑥 사라졌다(She just disappeared)"며 당시 맨홀 안에서 올라오던 뜨거운 스팀(Steam)과 "죽을 것 같다"며 절규하던 그녀의 마지막 목소리를 전해 미 전역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맨홀 추락사의 피해자 신원은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브라이어클리프 매너에 거주하는 도니케 고차이(Donike Gocaj, 56세)로 최종 확인됐다.
사법적 쟁점: 전력 공룡 '콘에디슨'의 면책 불가 룰
이번 사건은 뉴욕시의 공공 도로 안전 관리 체계에 거대한 구멍이 뚫렸음을 증명하며, 향후 수백만 달러 규모의 연방 민사 소송으로 확산할 뇌관을 품고 있다.
해당 맨홀은 뉴욕 일대의 전기와 가스를 공급하는 민간 전력 공룡 기업 '콘에디슨(Con Edison)'의 소유 및 관리 자산으로 확인됐다.
미국 안전 규정상 맨홀 뚜껑을 열고 지하 작업을 진행할 때는 반드시 주변에 안전 펜스(Barricade), 경고 표지판, 야간 조명(Flashing lights)을 촘촘히 연산해 배치해야 한다.
콘에디슨 작업팀이 현장을 임시 이탈하면서 덮개를 제대로 닫지 않았거나, 내부 가스 폭발(Manhole Explosion) 등의 전조 증상으로 뚜껑이 튕겨 나간 것을 방치했을 가능성이 집중 추궁되고 있다.
콘에디슨 대변인은 "유가족에게 깊은 슬픔과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덮개가 왜 열려 있는 상태로 방치되었는지에 대해 NYPD 및 내부 안전조사팀이 합동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과실 책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피해자 유족들은 ABC7 뉴욕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최고의 대도시 맨해튼 한복판에서 어떻게 이런 원시적인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느냐"며 오열했다.
유족들은 뉴욕시와 콘에디슨을 상대로 중과실치사 및 부당한 사망(Wrongful Death)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데이터에 따르면, 대니(도니케) 씨는 슬하에 아들과 딸을 두고, 최근 태어난 두 명의 어린 손주를 끔찍이 아끼던 다정한 어머니이자 할머니였다.
경찰은 사고 현장 인근 건물의 모든 CCTV 데이터를 확보해 사고 직전 해당 맨홀 주변에서 콘에디슨 인력의 작업이 있었는지, 혹은 제3자의 고의적인 인프라 훼손(Vandalisim)이 있었는지를 정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대형 트럭 바퀴가 유발한 '치명적 이탈'
당초 전력회사 '콘에디슨'의 작업 후 방치(태만) 혐의에 무게를 두었던 뉴욕경찰국(NYPD) 수사팀은 "사고 당시 인근에서 어떠한 전기 공사도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 내고, 현장 CCTV 분석을 통해 사건의 진짜 물리적 원인을 포착했다.
NYPD 공공안전 조사팀과 콘에디슨이 합동 조사한 맨홀 개방의 직접적 원인은 트럭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 5번가를 주행하던 한 대형 트럭(Truck)의 거대한 바퀴가 해당 맨홀 뚜껑을 엄청난 하중으로 밟고 지나간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이 충격으로 인해 단단히 고정되어 있어야 할 무거운 철제 맨홀 덮개가 제자리에서 튀어 올라 구멍으로부터 약 15피트(약 4.5미터) 떨어진 길바닥으로 미끄러져 이탈했다.
주변에 안전 콘(Cone)이나 바리케이드가 전혀 없었던 이유는 공사 중이 아니라, 트럭이 치고 간 직후에 뚜껑만 감쪽같이 사라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모른 채 피해자가 자신의 메르세데스-벤츠 SUV를 바로 옆에 주차하고 내렸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콘에디슨의 비디오 판독 결과, 피해자가 메르세데스-벤츠 SUV를 주차하고 내리기 정확히 12분 전, 5번가에서 52가로 우회전하던 대형 다축 트럭(Multi-axle truck) 한 대가 해당 맨홀을 밟고 지나간 사실이 시공간 데이터로 밝혀졌다.
현재 NYPD는 이 트럭의 번호판과 소속 물류 회사를 추적 중이지만, 이를 고의적인 뺑소니로 보지는 않고 있다. 대형 트럭 운전자는 바퀴가 맨홀 덮개를 쳐서 튕겨 나가게 했다는 사실을 물리적으로 전혀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Unaware)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범죄 혐의점(Criminal Activity)이 있는 도주범이 아니라, '사고 유발 핵심 참고인 및 잠재적 피고'로 조사 중이다.
향후 유족들이 제기할 '부당한 사망 소송(Wrongful Death)'에서 운전사를 포함한 트럭 회사와 콘에디슨, 그리고 뉴욕시 삼자가 법적 책임을 나눠 갖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단순 기업 태만이 아니라, 도시의 무거운 대형 물류 트럭이 노후화된 맨홀을 쳐서 만든 불시의 '부비트랩'이었다는 점에서 뉴욕시 전체 트럭 통행 규제와 인프라 전수조사로 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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