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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4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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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알도 없어요" 남가주 체리 농장 전멸, 유픽(U-Pick)도 취소... ‘이상 고온’에 23년 만의 대재앙

정유진 기자
"한 알도 없어요" 남가주 체리 농장 전멸, 유픽(U-Pick)도 취소... ‘이상 고온’에 23년 만의 대재앙

남가주 주민들의 대표적인 봄철 야외 축제이자 농가들의 핵심 수입원인 ‘체리 수확 체험(U-Pick)’이 올해 완전히 셧다운됐다.

지난 겨울 기록적인 이상 고온 현상으로 인해 체리 농가가 체리 열매를 전혀 수확하지 못하는 역대급 흉작으로 완전히 전멸했기 때문이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LA 카운티 북부의 대표적인 체리 메카인 레오나 밸리(Leona Valley)를 비롯해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체리 밸리’ 일대 농가들은 일제히 "올해는 수확할 체리가 단 한 알도 없다"는 대재앙급 공지를 띄우고 운영을 전면 취소했다.

남가주의 대표적인 봄철 야외 인프라인 ‘체리 유픽(U-Pick) 축제’가 기후 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통째로 증발해 버리면서, 매년 이맘때면 연례행사처럼 체리를 따러 가던 남가주 주민들과 미주 한인 가정들은 큰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저온 휴면 시간(Chilling Hours)' 알고리즘의 파괴

체리와 같은 핵과류(Stone Fruit)가 봄에 탐스러운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겨울 동안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자연의 냉동 저장 연산’이 필요하다.

특히 체리 품종은 겨울철 기온이 화씨 32도에서 44도 사이의 저온 상태를 최소 500시간에서 최대 700시간 동안 유지해야만 세포 내 휴면이 깨지며 정상적인 결실(Fruit Set)이 가능하다.

하지만 LA 카운티 보건·기후 당국의 기상 연산 결과,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의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화씨 4도나 높았다.

이는 131년 관측 역사상 가장 따뜻한 겨울이었으며, 이로 인해 나무들이 필요한 저온 적산 시간을 전혀 채우지 못했다.

레오나 밸리 최대 규모인 ‘빌라 델 솔 스윗 체리 농장(Villa Del Sol Sweet Cherry Orchard)’의 농장주 게리 셰이퍼(Gary Shaffer)는 "봄에 꽃은 화려하게 피었으나, 내부 생체 알고리즘이 망가져 꽃이 떨어진 자리에 열매가 단 한 개도 맺히지 않는 유령 현상이 발생했다"며 "농장 운영 23년 만에 이런 전멸(Total Failure)은 처음"이라며 참담해했다.

지리적 마지노선의 붕괴: 해발 3,500피트 고지대도 뚫렸다

팜데일 서쪽에 위치한 레오나 밸리는 해발 3,500피트(약 1,066미터)의 고지대로, 남가주의 사막성 기후 속에서도 밤새 차가운 고산지대 기류가 내려와 체리 재배의 지리적 마지노선을 지키던 천혜의 요새였다.

하지만 올해는 이 고지대의 방어벽마저 이상 고온에 처참히 뚫렸다.

인근 소규모 농가들은 물론,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유명 농가들까지 도미노로 "올해 체리 영업 없음(No Cherries This Year)" 팻말을 걸었다.

캘리포니아 체리위원회(California Cherry Board)의 크리스 자노비니(Chris Zanobini) 사무국장은 "남가주뿐만 아니라 미 전역 체리 공급의 핵심인 센트럴밸리(Central Valley) 역시 3월의 고온과 4월의 기습적인 폭우가 세포를 타격해 전체 생산량이 대폭 급감했다"고 재정적 경보를 울렸다.

불행 중 다행인 나무 상태

불시의 기후 습격을 받았으나, 농장주들은 현재 체리 나무들의 물리적 건강 상태(Vegetative Health)는 양호한 편이라고 전했다. 즉, 열매만 안 열렸을 뿐 나무 자체가 죽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농가들은 올해 수백만 달러의 유픽 관광 수입을 통째로 날리는 재정적 손실을 감수하고, 내년 겨울 기온이 정상 데이터(화씨 40도 이하의 한파 기류)로 리턴하기만을 간절히 기도하며 올 시즌을 강제 마감했다.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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