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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4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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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이슬람센터 참사] 10대 총기범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김도현 기자

지난 18일, 샌디에이고 이슬람센터(Islamic Center of San Diego)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3명이 사망했다. 범인은 17세 케인 클라크(Cain Clark)와 18세 케일럽 바스케스(Caleb Vazquez).

평범해 보였던 고등학생들이 어떻게 무슬림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백인 우월주의 테러범’으로 변했는지, 수사 당국은 이들의 온라인 활동 기록을 통해 그 급진화 과정을 해부하고 있다.

혐오의 성장, 온라인에서 만난 '테런트의 아들들'

AP통신, CBS 뉴스 등에 따르면, 수사 당국은 이들이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기 전, 인터넷의 어두운 구석(Dark corners of the internet)에서 먼저 조우했음을 확인했다.

FBI에 따르면, 이들은 온라인에서 만나 서로가 같은 샌디에이고 지역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후 오프라인으로 관계를 발전시켰다.

이 과정에서 두 10대는 2019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 사원 테러범 브렌턴 테런트(Brenton Tarrant)를 "영웅"으로 칭송하며 스스로를 "테런트의 아들들(Sons of Tarrant)"이라 지칭했다.

백인 우월주의 사상을 키워가기 시작한 이들은 자신의 사상을 담은 75페이지짜리 문서를 온라인 플랫폼(주로 혐오 그룹이 이용하는 커뮤니티나 파일 공유 사이트)에 업로드했다.

주로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와 여러 연쇄살인범을 찬양하는 내용이었다.

이들이 남긴 75페이지짜리 선언문은 수년간 인터넷상에 떠돌던 폭력적 극단주의 문구들을 짜깁기한 것으로 보이며, 무슬림뿐만 아니라 유대인, 흑인, 성소수자, 여성 등 ‘모든 타자’를 향한 무차별적 혐오로 가득 차 있었다.

문서 곳곳에는 니힐리즘(허무주의)과, 사회를 파괴하여 백인 중심의 세상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가속주의(Accelerationism)’적 사상이 짙게 깔려 있다.

가속주의는 현대 자본주의나 현재의 사회 체제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이 사회를 고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차라리 시스템의 모순을 극도로 가속화하여 빨리 붕괴시키자"고 주장하는 사상이다.

이들이 온라인에 남긴 프로필 등에서도 반유대주의를 상징하는 나치의 흔적이 잇달아 발견되었으며,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된 차량에서도 나치 친위대를 뜻하는 'SS' 스티커가 붙은 휘발유 통이 발견됐다.

뉴욕포스트는 이들이 차량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장면이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고 전했다.

수사관들은 이들이 단순히 누군가를 미워한 것이 아니라, ‘혐오 그 자체에 중독된 상태’였다고 진단했다.

경찰은 이들의 자택에서 총기 30여 정과 탄약, 석궁을 추가 발견하며 또 다른 테러 계획 여부를 수사 중이다.

범행 현장의 처참함과 '3인의 영웅'

용의자들의 계획은 철저하고 잔혹했으나, 현장에 있던 시민들에 의해 더 큰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총격 당시 이슬람센터 내부에는 1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수업을 듣고 있었다.

경비원 아민 압둘라(Amin Abdullah)를 비롯한 3명의 남성은 총기범들과 맞서 싸우다 사망했다.

이들은 범인들의 진입을 필사적으로 저지했고, 결과적으로 그들이 교실 구역까지 침범하는 것을 막아내 아이들의 생명을 구했다.

'평범한 소년'들이었기에 학교와 이웃 '충격'

언론들은 이 사건이 주는 공포의 핵심이 ‘우리 옆집에 살던 아이들이었다’는 점에 있다고 지적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총격범들은 초등학교 이후 학교 내에서 그 어떤 징계나 상담 기록도 없었던 ‘평범한 학생들’이었다.

케인 클라크는 고등학교 레슬링 선수로 활동했고, 이웃들에게는 식료품 짐을 들어다 줄 정도로 친절한 소년이었다.

범인 중 한 명은 작은 키로 인한 콤플렉스로 굴욕을 겪었다고 고백했는데, 이러한 사회적 소외감과 열등감이 온라인의 혐오 이데올로기와 결합했을 때 발생하는 폭발력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샌디에이고 이슬람센터에서 발생한 10대들의 총기 난사 사건은 미국 사회가 직면한 ‘온라인 급진화(Online Radicalization)’와 ‘증오 범죄의 저연령화’라는 두 가지 뼈아픈 숙제를 동시에 던져주고 있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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