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택 시장이 다시 한번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캘리포니아 부동산협회(C.A.R.)가 19일 발표한 4월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주택 가격이 멈출 줄 모르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주 내 기존 단독주택 중간 가격은 91만 4,81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90만 달러 선을 훌쩍 넘어섰다.
무엇이 역대 최고가를 끌어올렸나?
이번 가격 상승은 시장의 체질 변화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0만 달러 이상의 고가 주택 거래량이 전년 대비 8.4% 급증했는데, 조던 레빈(Jordan Levine) C.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기록 경신은 시장의 전반적인 과열보다는, 고가 주택 거래 비중이 높아지면서 중간값 자체가 상승한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고가 주택이 주택 시장의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4월 초 모기지 이자율이 다소 하락세를 보이면서, 관망하던 구매자들이 시장에 진입해 거래가 활발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주택 판매량과 시장 상황
4월 전체 주택 판매량은 계절 조정 기준 27만 5,580채로, 3월 대비 3.9%,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하며 거래량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지난 43개월간 월간 판매량 30만 채를 밑도는 수준으로, 여전히 공급 부족 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카운티별 양극화 심화
양극화 심화 현상도 나타났는데, 남가주의 경우 LA 카운티는 84만 5,410달러 수준이었지만, 오렌지카운티(OC)는 약 두 배 수준인 147만 달러를 기록하며 가격 압박이 더욱 거세졌다.
OC는 남가주 1위로, 주택 가격이 일반적인 소득 수준으로는 진입이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한 상태다.
북가주를 포함해 전체적으로는 모노 카운티(Mono County)는 무려 255만 달러로 중간가 1위를 차지했고, 2위 산 마테오 카운티(San Mateo County)도 230만 달러에 달했다.
반면, 래센 카운티 (Lassen County)는 28만 5,000달러로 중간값이 가장 낮았다.
모노 카운티는 유명한 스키 리조트인 '매머드 레이크(Mammoth Lakes)'를 끼고 있으며, 일반적인 단독주택보다는 초호화 별장(Luxury Residences)들이 많다. 주택 거래량 자체가 매우 적어 초호화 별장이 팔리면 중간값이 급격히 올라간다.
실리콘밸리의 심장인 산 마테오 카운티는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의 고소득 임원과 개발자들이 터를 잡은 곳으로, '직주근접'을 원하는 고소득층이 매물을 서로 가져가려 하니 가격이 떨어질 틈이 없다.
래센 카운티는 캘리포니아 북동쪽 끝, 네바다주 경계에 있으며 네바다주의 리노(Reno) 정도가 그나마 가장 가까운 도시여서 사실상 캘리포니아의 경제권에서 벗어나 있다.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시장
언론들이 이번 결과를 보도하며 가장 우려하는 것은 '주택 구입 부담(Housing Affordability)'이다.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생애 첫 주택 구매자들에게는 시장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고, 고소득층 위주의 고가 주택 거래가 가격을 밀어 올리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레빈 이코노미스트는 "공급 부족과 치열한 매수 경쟁이 결합된 구조적 한계 때문에, 향후에도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평가했다.
이번 4월 기록은 '거래의 질적 변화'가 만들어낸 결과다. 고소득층의 고가 주택 사재기가 전체 시장 가격을 밀어 올린 것이다. 일반 서민들에게 캘리포니아 내 내 집 마련은 이제 '도전'이 아닌 '불가능에 가까운 과제'가 되어가고 있다.
이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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