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PORTAL

2026년 6월 4일 목요일

광고 자리 320×100

미 영주권자, LAX 입국 도중 과거 범죄로 이민 당국에 구금

정유진 기자
미 영주권자, LAX 입국 도중 과거 범죄로 이민 당국에 구금

뉴질랜드 시민권자이자 미국 영주권자인 에벌리 아멜리아 위홍기 씨가 최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을 통해 입국하던 중,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구금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30년간 미국에서 거주해온 위홍기 씨의 가족은 뉴질랜드(아오테아로아)에서 가족 휴가를 보낸 뒤 미국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뉴질랜드에서 미국으로 합법적으로 이민 온 위홍기 씨 가족은 이번 사태에 대해 당국으로부터 명확한 이유를 듣지 못한 채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30년 전, 에벌리 위홍기 씨가 6살이었을 때 위홍기 가족은 철도 분야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미국 위스콘신 센트럴 교통 공사에 스카우트되면서 위스콘신주로 이주했다.

구금된 위홍기 씨의 어머니 베티 위홍기 씨는 윈스턴 피터스(Winston Peters) 외무장관에게도 딸을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베티 위홍기 씨는 공항에서 딸과 헤어진 뒤 7시간을 기다린 끝에 딸의 절박한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뉴스위크, RNZ 등에 따르면, 위홍기 씨는 가족 행사(삼촌의 80세 생일) 참석차 뉴질랜드를 방문했다가 일정을 마치고 지난 4월 10일 LAX를 통해 귀국하던 길이었다.

입국 심사 과정에서 별도의 설명 없이 이민 당국에 의해 체포되었으며, 현재 캘리포니아 내 ICE 이민자 구금 시설에 강제 수감된 상태다.

미 국토안보부(DHS)에 따르면, 위홍기 씨는 입국 심사 과정에서 과거 위스콘신주에서 발생한 THC(대마초) 소지 관련 중범죄(Felony) 유죄 판결 이력이 확인되었다.

10년보다 더 이전에 마무리된 대마초 소지 관련 유죄 판결로 구금된 것이다.

DHS는 "영주권은 권리가 아니라 특권"이라며, "법을 위반한 경우 정부는 영주권을 취소할 권한이 있고, 과거 범죄 기록이 있는 영주권자는 입국 시 의무 구금(Mandatory Detention)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위홍기 씨의 가족은 그녀가 구금된 이후 미국 내 여러 시설을 옮겨 다니는 과정에서 14시간 동안 족쇄를 찬 채로 지냈으며, 음식과 물이 제공되지 않는 등 비인도적인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이송 과정이 제대로 통보되지 않아 변호사와의 면담 기회를 놓치는 등 법적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재 위홍기 씨는 애리조나주 엘로이(Eloy) 구금 시설에 수감된 상태로, 추방 재판을 앞두고 있다.

베티 위홍기 씨는 37세인 딸이 46명과 방을 함께 쓰고 있다며 딸의 안위를 걱정했다.

그들은 하루 22시간을 방 안에 갇혀 지내고 있으며, 한쪽 벽면에는 2층 침대가 있고 반대편에는 탁자가 있는 공간에서 식사와 수면을 모두 해결하고 있다. 에벌리 위홍기 씨는 그 시설에서 유일한 영주권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외무장관은 위홍기 씨가 입국 서류 등에 과거 유죄 판결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음을 언급하며, 이는 미국 당국의 고유 권한으로 뉴질랜드 정부가 개입할 수 없는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가?

최근 미국 공항에서는 과거의 경미한 기록(기소 이력 등)이나 사소한 입국 심사상의 쟁점만으로도 영주권자를 즉시 구금 시설로 이송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위홍기 씨의 경우 과거 THC(대마초) 소지 혐의 등이 이민 당국의 '입국 불허 사유'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민법 전문 변호사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미국 이민법은 영주권자라 하더라도 과거 범죄 이력이 있을 경우 입국 시 심사 대상(Inadmissibility)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미한 마약 관련 혐의(THC 소지 등)라도 중범죄로 기록되어 있다면, 수십 년이 지난 사건이라도 영주권자의 입국 거부나 구금 사유가 될 수 있다.

현재 미국 당국은 이민 관련 행정력을 극한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입국 시 과거 범죄 기록을 매우 엄격하게 심사하고 있다.

중범죄 이력'이 있는 영주권자는 입국과 동시에 추방 재판이 시작될 때까지 사실상 무기한 구금될 수 있다. 이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대량 추방 정책' 기조와 맞물려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영주권자라도 과거의 실수를 근거로 체류 자격 자체를 재검토하거나, 최악의 경우 추방 절차를 밟기 위해 '예방적 구금'을 하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엄격한 무관용 입국 심사를 내세우고 있다.

영주권은 '불체포 특권'이 아니다

위홍기 씨의 사례는 현재 많은 합법 이민자들에게 닥친 '입국 공포'를 상징한다.

많은 영주권자가 '나는 합법적인 신분이니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민법은 현실에서 훨씬 가혹하다. 특히 공항은 헌법상 권리보다 당국의 행정적 결정이 우선되는 '법외 지대'처럼 작동할 때가 많다.

과거의 경미한 기소 이력이 있더라도 미국 밖으로 나갔다 돌아올 때는 언제든 입국 거부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다.

미국 이민 시스템 안에서 영주권자조차도 '죄인' 취급을 받으며 법적 조력조차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영주권자라 하더라도 과거의 마약 관련 기록이 있으면 입국 시 이처럼 완전히 다른 법적 절차(추방 재판 등)를 겪게 된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났다.

따라서 영주권자라도 해외여행 시 자신의 과거 기록이 현재의 이민법과 충돌하지 않는지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해야 한다.

위홍기 씨 가족이 겪는 답답함은 현재 공항 구금 피해를 본 많은 한인 가정의 공통된 비극이기도 하다.

정유진 기자
©2026 KOREA PORTA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