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와 리버사이드 카운티 법원이 판사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생성형 AI 모델인 ‘런드 핸드(Learned Hand)’를 도입해 시범 운영 중이다.
사법 현장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기술적 효율성과 사법 정의라는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
AI '런드 핸드'의 역할과 범위
LA 타임스, 더 리코더(The Recorder), 법률 전문지 ABA 저널(ABA Journal) 등에 따르면, 현재 시범 운영 중인 이 AI 모델은 법률 전문가와 유사한 보조 역할을 수행한다.
소송 신청서 요약, 관련 법령 및 판례 검색, 판결 명령서 초안 작성 등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업무를 지원하는 것이 주요 기능이다.
현재 LA카운티 수피리어 법원(Superior Court) 내 민사 소송 분야로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
지난 2월부터 본격적인 시범 운영에 들어갔으며, 법원 측은 "판사들의 행정적 부담을 줄여 본연의 재판 업무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왜 논란인가? "편향성과 허위 정보의 위험"
법조계와 AI 윤리 전문가들은 AI가 사법 시스템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할루시네이션(환각) 문제다. 생성형 AI는 존재하지 않는 판례를 지어내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실제로 2025년 LA에서 AI가 제공한 가짜 판례를 인용한 변호사가 적발된 바 있다.
AI의 오류가 여전히 많은 것도 문제다.
AI 연구원 데미안 샬로튼(Damian Charlotten)의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8월 이후 캘리포니아주 소송 현장에서 AI가 유발한 법적 오류 사례만 약 90건이 확인되었다.
판결의 근거에 AI가 개입할 경우, 사법 시스템의 투명성과 공정성, 대중적 신뢰도가 훼손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법조계 "단순 반복 업무에 국한할 것"
네이선 호크만(Nathan Hochman) LA카운티 검사장을 비롯한 주요 법률 전문가들은 "AI는 단순한 반복 업무에 국한되어야 한다"며 형사 사건 등으로의 확대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사람의 자유와 직결된 형사 재판에서 AI의 실수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LA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은 "판사 대다수가 이 시스템의 한계와 기술을 완벽히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을 때까지 사용 범위를 형사 사건 등으로 확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사법 기술의 미래: 효율 vs 정의
사법 당국은 AI가 판사의 업무 부담을 줄여줄 '강력한 도구'라고 강조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이를 '사법부의 무장해제'로 보고 있다.
향후 시범 운영 결과가 나오면 캘리포니아 사법부 전체의 AI 도입 가이드라인이 수정될 가능성이 커, 미 전역 법조계가 이번 사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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