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80번째 생일(2026년 6월 14일)을 앞두고, 백악관 앞마당(National Mall/White House Lawn)에 약 6,500만 달러(한화 약 900억 원) 규모의 초호화 이종격투기(UFC) 경기장을 임시 건설하여 생일 축하 이벤트를 열겠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미국 사회가 큰 충격과 논란에 휩싸였다.
"대통령의 생일인가, 사적 유흥인가"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CNN, 폴리티코 등 미 주류 언론들은 이번 계획을 단순히 '생일 잔치'의 범주를 넘어선 '국가 상징 공간의 사유화'로 규정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장 먼저, 6,500만 달러에 달하는 건설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에 대해 백악관은 '개인 후원'이라고 밝혔으나, 언론들은 경호, 시설 복구, 환경 파괴 등을 포함한 간접 비용이 결국 세금으로 충당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적 공간인 내셔널 몰(National Mall)에 프로 격투기인 UFC 경기장을 세우는 것이 공공 공간의 훼손이며 국가적 품격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인근 환경단체들은 잔디 훼손과 대규모 인파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UFC와의 유착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친분을 맺어온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과의 관계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Citizens for Responsibility and Ethics in Washington (CREW)' 등 감시 단체들은 이번 행사와 관련한 기부금 내역과 UFC 측과의 계약 관계를 전면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원 민주당 의원들은 "국가적 비상사태와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시기에 이런 호화 잔치를 벌이는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청문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행사를 두고 "대통령 개인의 자기애가 국가 기관을 압도하는 전례 없는 사례"라고 보도했다.
사설을 통해서도 "백악관의 권위가 격투기 엔터테인먼트로 격하되고 있다"는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CNN과 폴리티코는 이 생일 이벤트에 대한 정치적 셈법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의 강력한 지지층인 '남성 중심적, 엔터테인먼트적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과시용 메시지라고 해석하고 있다. 또한 중도층의 반발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폭스뉴스를 위시한 친트럼프 매체들은 이번 행사를 "역사상 가장 역동적이고 대담한 생일 축하 행사"라며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도 예산 문제에 대해서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SNS로 퍼지는 분노와 냉소
현재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분노를 넘어 냉소적인 분위기도 감지된다.
SNS를 중심으로 "국가가 파산 직전인데 900억 원을 생일 파티에 쓰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 #TrumpBirthdayBrawl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빠르게 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행정 독주'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폭발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행사가 강행될 경우 대규모 시위가 예상되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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