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서 연봉 10만 달러(약 1억 3,700만 원) 이상을 벌면 성공한 삶이라 여겨지던 시대는 끝났다.
최근 경제 매체들과 인구 통계 자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살인적인 주거비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중산층'의 정의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새로운 현실: 연봉 11만 불은 ‘하위 중산층’
최근 발표된 가구 소득 분석 자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요 도시에서 연소득 11만 달러를 버는 가구는 이제 '중산층 내에서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가주 내 도시별 격차도 크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산호세, LA 등 대도시 지역에서는 연소득 11만 달러로 4인 가족이 생활할 경우, 세금과 높은 렌트비를 내고 나면 실질적인 생활 수준은 타주의 저소득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분석이다.
과거 '꿈의 연봉'으로 불리던 10만 달러(Six-figure income)가 이제는 캘리포니아에서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하며 살기 위한 '생존 마지노선'이 되었다. 인플레이션으로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6자리 연봉의 함정에 빠지게 됐다.
무엇이 중산층을 벼랑 끝으로 밀어내나?
미국 주요 언론들은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체감 소득이 급락한 원인을 세 가지로 꼽는다.
가장 큰 부분은 주거비 압박이다. CA 주택 중간값은 80만 달러를 상회하며, 이는 전미 평균의 두 배에 달한다. 소득의 40~50% 이상이 주거비로 나가는 구조다.
식료품, 가솔린 가격, 유틸리티 비용 등도 타주에 비해 월등히 높다. 먹고 살기 쉽지 않을 정도로 고물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세율도 높다. 소득의 상당 부분이 주 소득세(State Tax)로 징수되어, 실수령액(Take-home pay) 기준으로는 타주보다 훨씬 불리하다.
중산층의 기준 변화 (Pew Research Center 기준)
퓨 리서치 센터의 분석을 토대로 본 캘리포니아 중산층의 재편 상황은 다음과 같다.
광범위한 중산층 붕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으로 양극화되는 '모래시계형' 경제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중산층 이탈: 연봉 10만 달러를 넘기고도 저축을 하지 못하거나 부채에 시달리는 가구가 늘면서, 이들이 '캘리포니아 엑소더스'의 주역이 되고 있다.
"내 주머니에 구멍 났나?" 주민들의 박탈감
CNBC 등 경제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소득이 올라도 생활 수준이 나아지지 않는 '소득의 역설'에 빠져 있다.
주민들에게는 "명목 소득은 늘었지만 실질 구매력은 10년 전보다 낮아졌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삶의 질도 급락하고 있다. 연봉 11만 달러 가구가 외식을 줄이고 여가를 포기하는 등 소비 패턴을 저소득층 수준으로 조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연봉 11만 달러는 더 이상 부와 성공, 여유의 상징이 아니다. 이러한 '체감 소득 하락'은 주민들이 캘리포니아를 등지고 텍사스나 네바다로 향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경제적 동기가 되고 있다.
이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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