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의 랜드마크이자 대표적 문화 공연장인 ‘케네디센터’ 명칭 변경 및 개보수 계획에 제동을 건 연방 판사의 판결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미국 사법 시스템 전반을 향한 불신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판사 부부의 정치적 편향성" 주장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크리스토퍼 쿠퍼 워싱턴 연방지방법원 판사를 겨냥한 격한 비난을 쏟아냈다.
앞서 쿠퍼 판사는 의회의 승인 없이 공연장 명칭을 변경할 수 없다며 트럼프-케네디 센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빼야 한다고 판결했다.
쿠퍼 판사는 또한 트럼프 행정부에 14일 이내에 트럼프라는 이름이 들어간 모든 표지판을 철거하고 공식 자료에서 '트럼프 케네디 센터'라는 언급을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
케네디센터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센터 명칭을 '트럼프-케네디 센터'로 변경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한 바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정부 부처나 유관 기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들어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정부의 신생아 및 아동 자산 형성 지원 프로그램에 '트럼프 계좌'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고, 미 해군은 신형 전함을 '트럼프급 전함'로 부르기로 했다. 100만달러(약 15억원)를 내면 영주권을 주는 '트럼프 골드카드'도 등장했다.
쿠퍼 판사는 '트럼프-케네디 센터' 명칭 변경을 불허하며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퍼 판사가 이번 판결을 내린 배경에 판사의 아내인 에이미 제프리스의 영향력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를 증오하는 이 판사는 아마도 자기 아내가 그렇게 하라고 시켰기 때문"이라며 "쿠퍼 판사의 아내인 에이미 제프리스는 중요한 판사와 이해충돌이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해 부부가 '쿠퍼'라는 성(姓)을 사용하지 않는데, 급진 좌파 민주당원"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프리스가 오바마 행정부 법무부의 핵심 요직을 거친 인물이며, 1월 6일 의사당 폭력 사태 특별위원회 지원 및 힐러리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관련 조사 등 민주당과 연계된 핵심 사건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프리스가 현재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측을 대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판결이 ‘정치적 이해충돌’의 결과물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프리스가 "힐러리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러시아 러시아 러시아' 사기극, 그리고 수백만달러의 합의금을 받은 사건에서 더러운 연방수사국(FBI) 변호사였던 리사 페이지를 위해 일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제프리스가 현재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개인 녹음파일 공개 문제와 관련해 그를 대리하고 있으며, 자신으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봤다며 소송을 벌인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을 대리했던 로펌에서 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법 시스템 전반으로 번진 트럼프의 불신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부를 향한 공세는 개별 판결을 넘어 국가의 사법 시스템 전체로 확대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패소한 (상호)관세 사건과 현재 계류 중인 출생시민권 관련 소송 등을 언급하며, 사법부 내 좌파 성향 판사들이 자신과 정부의 정책을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판결들이 국가의 이익을 해치고 있다고 비판하며, 미국의 사법 시스템 자체가 이미 ‘조작(rigged)’되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발언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미국 정치 관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향후 정치권과 법조계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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