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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4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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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 엑소더스'했더니 남부 물가·집값 상승 LA보다 가팔라... 라스베가스, 피닉스, 시애틀 급부상

김도현 기자
'CA 엑소더스'했더니 남부 물가·집값 상승 LA보다 가팔라... 라스베가스, 피닉스, 시애틀 급부상

지난 수년간 캘리포니아(CA)의 살인적인 주거비와 생활비를 피해 텍사스, 테네시 등 남부 지역으로 떠났던 주민들이 예상치 못한 경제적 난관에 봉착했다.

최근 이들 지역의 물가와 주택 가격이 오히려 LA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른바 'CA 엑소더스(대이동)'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주요 부동산 분석 기관들은 이를 두고 "저렴한 생활비를 찾아 떠난 주민들이 다시금 고물가의 덫에 걸렸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CA 인근 도시들과 주들이 새로운 엑소더스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남부 이주지의 반전, LA보다 높은 물가 상승률

팬데믹 기간 동안 텍사스주 달라스, 오스틴, 테네시주 내쉬빌 등은 CA 주민들의 '탈출구'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부동산 플랫폼 질로우(Zillow)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LA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주한 전국 10개 도시의 지난 5년간 생활비 상승률이 오히려 LA를 앞질렀다.

오스틴과 내쉬빌, 달라스 등을 포함한 6개 주요 이주지의 생활비 상승폭은 LA의 두 배를 기록했다.

이제 이들 도시에서의 삶도 과거와 같은 ‘경제적 자유’를 보장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임대료 및 집값 상승률도 역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5년 사이 LA의 렌트비 중간값은 29% 상승했으나, 달라스는 42%라는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였다.

주택 가격 또한 LA가 45% 오르는 동안 내쉬빌은 70%가 폭등하며 주거 비용 격차가 급격히 좁혀졌다.

오스틴이나 내쉬빌 같은 주요 이주 거점 도시들의 주택 공급이 인구 유입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병목 현상을 겪으면서, 이들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률을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밀어 올린 것이다.

상승의 원인: 인구 유입 대비 극심한 공급 부족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갑작스러운 인구 유입에 따른 '주거 공급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AIA 오스틴의 크리스 개넌 위원장은 2022년 이후 CA와 뉴욕에서 오스틴으로 이주하는 인구가 급증했으나, 주택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이 치솟았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정책 연구소(California Policy Lab)의 에반 화이트 공동창업자는 "이제 해당 지역들로 이주한다고 해서 예전만큼의 경제적 이득을 얻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이주로 얻는 경제적 이익이 빠르게 상쇄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거비와 생활비를 포함한 총비용(Total Cost of Living)을 계산했을 때, 이제 남부 도시들로 이주함으로써 얻는 순수 경제적 이점은 예전처럼 극적이지 않다.

변화하는 이주 패턴: '남부'에서 '인근 서부'로

이러한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CA 주민들의 이주 경로가 변화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인스티튜트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이주 흐름은 더 이상 먼 남부 지역으로만 향하지 않는다.

2025년 기준 LA 주민들의 주요 이주지로 라스베가스, 피닉스, 시애틀 등 CA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제적으로 연결성이 강한 서부 지역들이 급부상했다.

접근성이 좋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물가를 유지하고 있는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이주 패턴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원격 근무의 감소와 사무실 복귀 흐름이 맞물리며, 완전히 새로운 환경보다는 기존 직장이나 인프라와 접근성을 유지하면서도 물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차선책'을 택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 언론들은 이번 현상을 '부동산 시장의 불균형이 초래한 일시적 과열'로 볼지, 혹은 '미국 내 인구 이동의 뉴 노멀(New Normal)'로 볼지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제 미국인들이 과거처럼 '가격만 보고' 이주지를 결정하는 시대는 지났으며, 총체적인 생활 비용과 인프라 접근성을 정교하게 계산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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