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 북동부의 폐쇄된 세인트루크 메디컬 센터(St. Luke Medical Center) 부지에서 진행된 미군의 도시전 훈련이 인근 주민들에게 큰 충격과 공포를 안겼다.
이번 훈련에는 군용 헬기의 저공비행, 옥상 병력 투입(레펠), 섬광탄(flash bangs), 모의 총격 및 통제된 폭발 등이 포함되었다.
훈련은 당초 예정된 종료 시간인 오전 1시를 넘겨 오전 2시경까지 이어졌으며, 조용한 주택가에서 새벽까지 이어진 총성과 폭발음, 헬기 소음으로 인해 주민들은 큰 혼란을 겪었다.
훈련이 극비리에 진행되다 보니, 주민들은 이것이 군사 훈련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일부 주민은 "이란이 침공한 줄 알았다", "실제 전투에서 나는 소리였다", "실제 전쟁터에서 병사들이 블랙호크 헬기에서 뛰어내리는 것 같았다", "아무것도 몰랐는데 갑자기 헬기 같은 게 나타나니 더 무서웠다"며 극도의 공포를 호소했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이튼 산불(Eaton Fire)'의 기억이 생생한 주민들에게는 이번 소음이 더욱 큰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불안한 마음에 잠에서 께어나 밤잠을 설친 주민들은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릭 콜(Rick Cole) 패서디나 시의원은 "터무니없고 황당하다"며 강하게 분노를 표했다.
시 당국은 미군 측으로부터 훈련 계획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만 공유받았으며, 훈련의 구체적인 시간이나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어떠한 통제 권한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릭 콜 시의원은 또한 시 당국이 훈련 당일 미군으로부터 해당 사실을 통보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후 5시 30분까지 정보를 공개하지 말라는 '엠바고'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하며 투명성이 결여된 행정을 비판했다.
미군은 훈련의 목적이나 참여 부대에 대해 공식적으로 상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며, 언론의 질의에도 응답하지 않고 있다.
퇴역 해병대 장교 헬프 켐퍼는 KTLA 5에 "중동 분쟁 상황에서 필요한 훈련이었다"며 "대중에게 마지막 순간까지 알리지 않은 데는 여러가지 보안상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누군가 이 상황을 악용하려는 계획을 세우지 않도록, 너무 많은 정보를 공개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2019년 롱비치와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도심 훈련을 실시한 바 있으며, 당시에도 해외 파병 대비를 위한 실전 시뮬레이션의 필요성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패서디나 시는 주민들의 안전과 교통 통제 등 경찰 지원 업무를 수행했을 뿐, 훈련 주체인 미군의 작전 결정에는 관여할 수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당분간 정보 공개 범위와 사전 고지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