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 정책의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다.
미 법무부(DOJ)는 8일 귀화 과정에서 범죄 사실을 은폐하거나 허위 진술을 한 혐의를 받는 시민권자 17명을 대상으로 시민권 박탈(Denaturalization) 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초강경 이민 정책 기조가 실질적인 시민권 박탈 조치로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례 없는 규모와 ‘무관용 원칙’
이번 소송은 과거 사례와 비교할 때 규모와 속도 면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90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약 11건에 불과했던 시민권 박탈 소송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그 강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최근 몇 달간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소송을 포함해, 이번 17명을 더하면 현 행정부 들어 제기된 시민권 박탈 소송은 이미 50건을 넘어섰다.
이번 소송 대상자들은 아동 성범죄, 금융 사기, 마약 유통 등 중대한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토드 블랜치 법무부 장관 대행은 “시민권 취득은 특권”이라며 “귀화 절차를 악용한 범죄자들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시민권자들 ‘초비상’… 무엇이 문제인가?
미 법무부와 이민서비스국(USCIS)은 현재 전국 현장 사무소에 시민권 박탈 사례 발굴을 위한 지침을 하달한 상태다.
단순히 현재의 범죄뿐만 아니라, 영주권 신청부터 시민권 취득까지의 전 과정을 재검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귀화 신청서(N-400) 기재 사항 중 고의적인 허위 사실이나 중대한 정보 은폐가 드러날 경우, 아무리 시간이 흘렀어도 시민권 박탈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민법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대다수 일반 시민권자와는 거리가 있다고 진정시키면서도, “시민권 신청 당시 제출한 모든 기록과 서류를 다시 한번 점검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교통위반 티켓이나 법원 출두 기록 등 사소해 보이는 기록도 신청 당시 누락되었다면 추후 문제가 될 수 있다.
미 언론의 시각: ‘정치적 도구인가, 법치주의인가?’
미 주요 언론들은 이번 사태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와 뉴욕타임스(NYT) 등 주류 언론들은 이번 행정부의 행보를 이민 사회 전반에 대한 ‘경고장’이자, 법무부의 이민 정책 우선순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민권 박탈이 정치적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사법부가 실제 박탈 여부를 얼마나 엄격하게 판단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