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를 지탱해온 근간인 '민주주의'와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뢰가 최근 10년 사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AP-NORC)가 최근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국에 대한 자부심과 국가 정체성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 회의적인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의 실종

미국인들의 애국심과 자부심이 약화된 것은 통계적으로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미국이 세계 모든 국가 중 최고"라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25%(4명 중 1명)에 불과했다. 미국 예외주의에 대한 의문이 많이 생긴 것이다.

반면, "미국보다 더 나은 국가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30%로, 2016년 조사 당시(19%)보다 11%p나 급등했다.

민주주의와 아메리칸 드림, 핵심 가치의 붕괴

미국인들이 국가 정체성의 핵심으로 꼽았던 가치들에 대한 신뢰도 또한 급락했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가 미국 정체성에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67%로, 2021년 조사(80%)와 비교해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30세 미만 젊은 층에서는 이 수치가 절반 수준에 머물러 미래 세대의 회의론이 두드러졌다.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이 현재 유효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절반 이하인 49%에 그쳤다.

아메리칸 드림의 유효성에 대해 30세 미만은 22%만이 긍정했으나, 60세 이상 고령층은 46%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답해 세대 간 가치관 격차가 뚜렷해졌음을 보여주었다.

'연대감'의 약화와 분열된 사회

미국인들이 공유하는 문화적 연대감 역시 옅어지고 있다.

"미국의 문화와 가치관이 국가 정체성에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56%로, 2017년(65%)과 비교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지표들이 미국 사회 내부의 정치적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시민들이 느끼는 국가적 소속감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