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해야 할 일요일 아침, LA 한인타운 인근 주택가 도로변에는 노출이 심한 옷차림의 여성들이 서성인다.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초등학생들이 가방을 메고 학교로 향한다.
영화 속 장면이 아닌, 현재 LA 웨스턴 에비뉴(Western Ave)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제 상황이다.
성매매가 한인타운 북쪽 주택가와 초등학교까지 침투했다. 한인들과 학부모들에게는 충격적인 일이다.
‘피게로아’ 단속의 풍선효과... 주택가로 번진 성매매
ABC7의 보도에 따르면, LAPD는 최근 성매매의 온상이었던 사우스 LA 피게로아 거리(Figueroa St)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단속을 피한 성매매 종사자들이 북쪽인 한인타운 상단(2가 ~ 멜로즈 에비뉴 구간) 주택가로 대거 유입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주요 출몰 지역은 웨스턴 에비뉴를 중심으로 세인트 브렌단 초등학교와 찰스 H. 킴 초등학교 인근 주택가 이면도로다.
"새벽 7시부터 학교 앞 거리에서 성매매가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밤새 외지 차량들이 집 앞에 주차되어 있어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범죄자’ 아닌 ‘현대판 노예’... 11세 피해자까지 발견
LAPD 올림픽 경찰서의 레이첼 로드리게스 서장은 이번 사태의 배후에 심각한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 네트워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 지역에서 구조된 성매매 피해자 중에는 11세 소녀가 포함되어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거리의 여성들 상당수가 포주의 통제 아래 강요된 노동을 하는 '피해자'로 보고, 이들을 처벌하기보다 구조하고 배후의 인신매매범을 검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법의 허점과 경찰의 고충... "배회하는 것만으론 체포 불가"
주민들은 "왜 경찰이 보고도 체포하지 않느냐"고 항의하지만, 법적 한계가 뚜렷하다.
캘리포니아주 법(SB 357) 개정으로 인해 단순히 성매매 목적으로 거리를 배회(Loitering)하는 것만으로는 체포할 수 없다. 반드시 금전이 오가는 성거래 현장을 직접 포착해야만 단속이 가능하다.
경찰의 인력 부족과 법적 한계 속에 일부 주민들은 집 앞에 'CCTV 녹화 중' 경고판을 세우거나, 직접 순찰조를 짜는 등 스스로 마을 지키기에 나섰다.
LAPD의 대응: "아이들의 안전이 최우선"
LAPD는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웨스턴 코리더(Western Corridor) 구간에 대한 순찰 횟수를 대폭 늘리고 잠복 단속을 병행하고 있다.
로드리게스 서장은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우리 아이들의 등굣길 안전만큼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최우선 순위"라며, 지역 사회의 적극적인 제보와 수상한 차량에 대한 신고를 당부했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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