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정과 기업들이 자동차, 주택, 사업체 보험료로 연간 1,500억 달러(약 200조 원)를 초과 지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밴더빌트 대학교 산하 정책 싱크탱크 VPA가 발표한 이번 보고서는 보험사들이 기후 변화를 핑계로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미국인들에게 건강보험을 포함한 각종 보험료 인상은 경제적 불안의 1순위로 꼽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미국인의 61%가 의료비와 보험료를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았으며, 이는 일반적인 경제 문제(51%)보다 높은 수치다.
대선을 앞두고 고물가에 신음하는 유권자들에게 '보험료 인하'는 강력한 표심 자극 요소가 될 수 있어, 이번 보고서가 실제 입법이나 행정 명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1달러 받고 62센트만 돌려줬다"... 급락한 손해율
보고서의 핵심은 보험사가 거둔 보험료 대비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인 '손해율(Loss Ratio)'의 변화다.
1980~90년대 평균 손해율은 80% 수준이었다. 즉, 1달러의 보험료를 받으면 80센트를 보험금으로 돌려주었다.
하지만 2024년 현재 손해율은 62%까지 떨어졌다.
보험사들이 가입자에게 돌려주는 돈은 줄이면서 거둬들이는 돈은 대폭 늘렸다는 증거다.
초과 이익은 어디에 사용되었을까?
보고서는 보험사들이 남은 돈을 기업 전용기 이용, 주식 자사주 매입, 과도한 경영진 보수, 천문학적인 광고비 등에 쏟아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 변화는 핑계인가?"... 보험업계의 반론
보험사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증가와 건축 자재비 상승을 보험료 인상의 정당한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VPA의 브라이언 시어러(Brian Shearer) 국장은 이에 정면으로 반박한다.
브라이언 시어러는 "손해율이 이렇게 낮다는 것은 보험사들이 단순히 비용 상승분을 전가하는 것을 넘어 지나치게 많은 돈을 챙기고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보험업계를 대변하는 전미손해보험협회(APCIA)는 "현재의 손해율은 지난 수년간의 막대한 금융 손실을 복구하고 미래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보험은 일종의 세금"... 연방 정부의 개입 촉구
보고서는 보험을 현대 사회에서 피할 수 없는 '일종의 세금'으로 규정하며, 더 이상 주 정부의 느슨한 규제에만 맡겨둘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방 정부가 최소 손해율 기준을 설정하여 보험사가 일정 수준 이상의 이익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법안 도입을 제안했다.
또한 100년 전 대법원 판결을 인용하며, 보험업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공공 유틸리티(수도·전기 등)'처럼 규제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보험은 보험사의 사적 이익을 넘어 공공재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보험 산업의 투명성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연방 차원의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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