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도 부회장 "피해 회복 최선"…법원·채권단과 협의 통해 유동성 해결 모색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중앙그룹이 주요 계열사에 대한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고, 모체인 중앙일보가 워크아웃(재무구조개선)에 돌입하는 등 그룹 차원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 기업회생 절차 신청

지난 15일 서울회생법원은 중앙그룹의 지주사인 중앙홀딩스를 비롯해 JTBC,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5개사가 제출한 회생 절차 개시 신청을 회생2부(정준영 법원장)에 배당했다.

미디어 환경 변화로 인한 TV 광고 시장 위축과 유동화 차입금 만기 상환 실패에 따른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이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특히 무리한 대형 스포츠 중계권 확보와 그에 따른 재판매 수익 실패가 중앙그룹 유동성 위기의 핵심적인 직접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JTBC는 2026년 동계 올림픽과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비롯해 2028 LA 올림픽, 2030 동계 올림픽, 2032 브리즈번 올림픽까지 장기적인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투입된 중계권료만 최소 5,000억 원에서 최대 7,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JTBC는 거액을 들여 확보한 중계권을 지상파 3사(KBS·MBC·SBS)에 재판매하여 투자금을 회수하려 했지만, 중계권료 가격을 두고 지상파와의 협상이 난항을 겪었고, 결과적으로 기대했던 만큼의 재판매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

중계권 과욕으로 "국민 시청권을 독식하려다 망했다"는 맹비난을 받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다 과거에는 월드컵·올림픽이 안정적인 광고 수익을 보장했으나, 최근 광고 시장 위축과 OTT 플랫폼 확산으로 인해 중계권료 상승 속도를 광고 수익이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가 된 것도 중앙그룹에 직격탄이 됐다.

중앙홀딩스와 콘텐트리중앙 등은 자산 처분 및 강제집행을 막기 위한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함께 신청하여 기업 자산 확보에 나섰다.

중앙일보 워크아웃 추진

중앙일보는 법정관리 대신 채권단 협의를 통한 워크아웃을 선택했다.

콘텐츠 발행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언론의 공적 책무를 중단 없이 수행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사측은 설명했다.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이사는 이번 워크아웃이 계열사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자구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신용등급 무더기 강등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중앙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JTBC는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이 'D'(부도 상태)로 강등되었다.

기타 계열사인 메가박스중앙, 콘텐트리중앙, 에스엘엘중앙 등의 등급도 줄하향되었으며 등급감시목록에 올랐다.

중앙일보는 무보증사채 등급이 BB+에서 B- 등으로 하향 조정되는 등 사업 및 재무 불확실성이 확대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대외경제여건 악화와 자금 경색으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채권자와 주주들에게 사과하고, 피해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현재 홍정도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기업을 되살리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법정관리와 워크아웃 신청으로 인해 실질적으로는 법원과 채권단이라는 두 감시자의 강력한 통제하에 놓이게 된다.

앞으로 진행될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규모 인력 감축, 알짜 자산 매각, 사업 부문 재편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