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벤추라 카운티에서 음주운전으로 자전거 이용자 2명을 숨지게 한 20대 운전자가 단순 과실치사가 아닌 '2급 살인(Second-degree murder)' 혐의로 기소되었다.

당국은 과거 음주운전 적발 당시 '살인죄가 적용될 수 있음'을 고지받았음에도 범행을 저지른 점을 중형 적용의 근거로 삼았다.

지난 11일(목) 오후 7시 7분경, 벤추라 카운티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PCH) 솔리마르 비치 드라이브 인근에서 닛산 픽업트럭이 자전거를 타던 3명을 뒤에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오리건주 출신의 켈리 스탠디시(33)와 벤추라 카운티 거주민 윌리엄 터커(39)가 현장에서 사망했고, 나머지 1명은 부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사고가 발생한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PCH)'의 솔리마르 비치 구간은 아름다운 해안 경관으로 인해 많은 자전거 이용자들이 즐겨 찾는 길이다.

자전거를 타며 여유를 즐기던 이들에게 뒤에서 갑자기 돌진한 음주 차량은 피해자와 유족들 모두에게 악몽만을 남겼다.

용의자 가브리엘 에스키벨(24)은 사고 후에도 북쪽 방면으로 도주하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서야 멈춰 섰고, 출동한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CHP)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벤추라 카운티 검찰이 에스키벨이 '미필적 고의'를 가지고 음주운전을 했다고 판단, 강력한 2급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에스키벨은 지난해 12월 이미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전력이 있었다. 당시 사법당국은 그에게 '왓슨 경고'를 고지했는데, 이는 "향후 음주운전으로 인해 사망 사고를 낼 경우, 단순 과실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기소될 수 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경고하는 절차였다.

검찰은 피의자가 법적 경고를 통해 자신의 음주운전이 타인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살인 행위'가 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음주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것은 '생명에 대한 무모한 무관심(implied malice)'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에스키벨은 2급 살인 2건을 포함해 음주운전, 면허 정지 상태에서의 운전 등 다수의 혐의로 기소되어 구금된 상태다.

2급 살인은 '사람을 죽이려는 계획(사전 의도)'은 없었더라도,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음을 알면서도 무모하게 행동하여 타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에 적용된다. 중범죄(Felony) 중에서도 가장 무거운 축에 속하며, 훨씬 엄격한 형량이 선고된다. 에스키벨에게는 징역 15년에서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다.

이번 기소는 음주운전 재범자에 대해 더 이상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검찰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왓슨 경고'를 받은 운전자가 재범 후 사망 사고를 냈을 때 살인죄를 적용하는 사례는 점차 늘고 있으며, 이는 음주운전 예방을 위한 강력한 억제책으로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