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가구 형성 둔화·주택 거래 30년 만에 최저… 렌트비 급등에 세입자들 '한계 봉착'
미 전역에서 주택 구매와 임대 비용 부담이 임계점을 넘어서며, 주거 위기가 2008년 금융위기 직후인 '대공황' 수준으로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버드대학교 주택연구합동센터(JCHS)가 발표한 '2026 전국 주택 현황' 보고서는 현재 미국인들이 겪고 있는 주거 난의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빙하기에 들어간 신규 가구 형성 및 주택 거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새로 형성된 가구 수는 110만 가구에 그쳤다.
연간 가구 형성 수가 팬데믹 기간이나 경제 호황기에는 150만~200만 가구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110만 가구는 이와 비교하면 성장 엔진이 반토막 난 상태와 다름없다.
학자금 대출 부담, 고용 시장의 불안정성, 소비자 심리 위축이 청년 세대의 독립을 가로막고 있는 탓이다. 경제 활동의 가장 핵심인 젊은 세대의 자립이 사실상 멈췄다.
여기에다 노동 시장의 약화와 이민 감소로 인해 신규 가구 형성 자체가 크게 둔화했으며, 기존 주택 거래량은 3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소득 대비 과도한 주거비 지출 (Rent Burden)
주거비 부담은 주택 소유주와 세입자 모두에게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임차 가구의 절반에 달하는 2,270만 가구가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고 있으며, 이 중 1,210만 가구는 소득의 절반 이상을 월세로 쓰는 심각한 상태다.
여기에다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 매물은 시장의 수요를 충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소득 하위 30% 이하 가구는 1,100만 가구에 달하지만, 이들이 감당할 수 있는 저렴한 임대 매물은 380만 채에 불과해 수요의 35%만 대응할 수 있다.
지역별 주거비 양극화: 가주·하와이 '최악'
지역별로는 임대료 부담은 플로리다와 네바다가, 주택 소유 비용은 캘리포니아(가주)와 하와이가 가장 높았다.
가주 내 중간 가격 주택의 월 주거비는 8,217달러로, 전국 평균(3,122달러)의 약 2.5배에 달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4,194달러) 대비 두 배 가까이 폭등한 수치다.
특히 하와이는 월 8,757달러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용을 기록했다.
전국 주택의 중간 나이는 42년, 임대주택은 43년에 달해 주택 노후화도 심각했다.
노후화된 주택일수록 유지·보수 비용이 높아, 1940년 이전 건축된 주택 소유주는 2010년 이후 건축된 주택보다 연간 유지비로 50%나 더 많은 6,700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침체 넘어 사회 구조적 위기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가 단순한 주택 시장의 침체를 넘어 '사회 구조적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 임대 주택 공급 확대 없이는 주거 불평등이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현재 연방 정부와 각 주 당국은 치솟는 렌트비를 잡기 위한 임대료 상한제 도입과 보조금 확대 등 다각도의 후속 대책을 논의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