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만·중부 해안 일대 유해 조류 독소 급증… 뇌·신경계 손상 입은 바다사자 구조 속출

소살리토 해양포유류센터, 사흘 만에 15~20마리 긴급 구조… 방향 감각 상실 및 발작 증세 보여

캘리포니아 중부 해안과 샌프란시스코만 일대가 정체불명의 신경독소로 인해 비상에 걸렸다.

유해 조류가 뿜어낸 독소에 오염된 먹이사슬로 인해 바다사자들이 잇따라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지고 폐사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점점 더 많은 바다사자들이 병에 걸리면서 해양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신경독소 '도모산'의 공포… 뇌와 신경계 마비시키는 유해 조류

캘리포니아 중부 해안과 샌프란시스코만 일대에서 도모산(Dominoic acid) 수치가 급증하면서 병든 바다사자들의 발견이 속출하고 있다.

도모산은 특정 유해 조류가 만들어내는 강력한 신경독소로, 정어리나 멸치 등 작은 물고기의 체내에 축적된 뒤 이를 주식으로 삼는 바다사자의 뇌와 신경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독소에 노출된 바다사자들은 발작, 방향 감각 상실, 비정상적인 행동 등 심각한 신경학적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모산이 기억력과 인지 기능에 타격을 주기 때문에 평소보다 행동이 훨씬 예측하기 어려워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소살리토 해양포유류센터 집중 구조… 몬터레이서 폐사 사례 잇따라

소살리토에 위치한 해양포유류센터(The Marine Mammal Center)는 이번 주 단 사흘 동안에만 이상 증세를 보이는 15마리에서 26마리의 바다사자를 긴급 구조했다고 밝혔다.

센터 측은 향후 구조 건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안타까운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몬터레이 카운티 지역에서는 이미 최소 3마리의 바다사자가 폐사한 채 발견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당국과 전문가들 "바다사자에 절대 접근 금지" 당부

해양 포유류 전문가들은 바다사자가 평소의 모습이 아니라며, 신경독소에 감염돼 극심한 발작이나 혼란 상태에 빠진 바다사자가 사람을 공격하거나 예기치 못한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해변 등지에서 이상 행동을 보이거나 쓰러져 있는 바다사자를 발견할 경우, 절대로 직접 다가가거나 만지지 말고 즉시 해양포유류센터 등 관련 기관에 신고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도모산 증가 이유

캘리포니아 해안가에서 신경독소인 도모산을 생성하는 유해 조류(플랑크톤의 일종인 Pseudo-nitzschia)가 급증하고 확산하는 데는 여러 환경적·기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유해 조류가 대량으로 증식(Harmful Algal Bloom)하기에 매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여기에 바람 등의 요인으로 차갑고 영양분이 풍부한 심해의 바닷물이 수면 위로 치솟는 용승 현상이 발생하면서, 햇빛과 풍부한 영양분을 공급받은 조류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기후 변화 외에도 해안가 도시 지역의 배수 시설, 농경지 및 도시 유출수, 하수 등으로 인해 바다로 유입되는 질소·인 같은 영양염류 오염이 조류 성장의 '비료' 역할을 하고 있다. 산불 등으로 인한 유출물 역시 수질 영양분을 높여 성장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이다.

따뜻해진 바다와 풍부한 영양분, 자연적·인위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유해 조류가 대규모로 번식하고, 이를 먹은 작은 물고기를 거쳐 최상위 소비자(바다사자 등)에게 독소가 고농도로 축적되는 현상(생물농축)이 반복되면서 캘리포니아 해양 생태계에 비상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