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의 동선을 추적하고 기록하는 차량번호판 자동인식 카메라(ALPR) 시스템을 두고 캘리포니아 내 각 지방자치단체와 사법 기관의 입장이 정반대로 갈라지고 있다.
시민 사생활 보호와 범죄 수사 효율성을 둘러싼 공방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LA 등 90여 개 도시, 사생활 침해 우려로 ALPR 도입 전면 거부
차량번호판 자동인식 시스템(ALPR)은 도로를 통과하는 모든 차량의 번호판을 실시간으로 촬영하고 데이터화하여 범죄 수사에 활용하는 첨단 기술이다.
반감시 단체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사생활 침해와 정보 보안 유출 우려가 급부상하면서 로스앤젤레스(LA)를 비롯해 산타바바라, 마운틴뷰 등 90개가 넘는 도시가 주요 번호판 인식 카메라 업체와의 계약을 취소하거나 도입을 공식 거부하고 나섰다.
이 같은 반대 여론의 도화선이 된 것은 사법 기관 직원들의 심각한 정보 오남용 스캔들이다.
지난달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50명이 넘는 사법기관 직원들이 번호판 인식 시스템을 승인받지 않은 사적 목적으로 무단 사용한 혐의로 고발·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았다.
특히 일부 직원은 아내와 딸, 전 연인, 여배우를 몰래 추적하고 스토킹하는 데 이 국가 감시망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주었다.
오렌지카운티(OC) 셰리프국 "범죄 수사에 꼭 필요한 장비" 고수
반면, 남가주 오렌지카운티(OC)의 치안 책임자인 돈 반스(Don Barnes) 셰리프는 ALPR 시스템의 정당성을 강력히 옹호하며 계속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스 셰리프는 해당 시스템이 지능형 주택 절도 조직 소탕, 도난 차량 신속 회수, 위급한 실종자 및 노약자 수색 등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해 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장비가 일반 시민들의 일상을 실시간으로 상시 감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범죄 발생 이후 촬영된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수사 단서를 찾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수집된 모든 정보는 엄격히 제한되어 사법기관만 접근할 수 있으며, 정당한 수사 목적으로만 쓰인다는 것이다.
주민 불안 해소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 고심
대중의 불신이 사그라지지 않자, OC 셰리프국은 ALPR 사용을 계속 지지하는 한편 주민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한 기술적·제도적 안전장치를 강화하는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술의 편의성과 치안 유지 효과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의 정보 관리 소홀과 오남용 전력이 드러난 만큼 향후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차량 인식 카메라를 둘러싼 찬반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