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동물 보호 단체 등의 가처분 신청 기각… 이달부터 소총 및 미끼 활용해 첫 200마리 제거 예정

캘리포니아의 대표적 섬 관광지인 카탈리나섬에서 서식하는 수천 마리의 노새사슴 살처분을 둘러싼 법적 공방에서 섬 생태계 보존 단체가 승기를 잡았다.

법원이 사슴 살처분 반대 소송에서 원고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함에 따라, 섬의 생태계 복원과 산불 예방을 위한 대규모 사슴 박멸 작업이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법원, 사슴 박멸 반대 가처분 기각… 컨서번시 “첫 200마리 제거 돌입”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법원은 1일 동물 보호론자, 지역 주민, 사냥꾼들로 구성된 연합이 카탈리나 아일랜드 컨서번시와 주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사슴 살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는 잠정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88%의 섬 부지를 소유한 비영리 단체인 카탈리나 아일랜드 컨서번시는 이르면 이달부터 10월 말까지 첫 200마리의 사슴을 우선 살처분하는 것을 시작으로, 수년에 걸친 박멸 프로젝트의 1단계에 착수한다고 공식화했다.

법원의 최종 판결은 90일 이내에 내려질 예정이다.

100년 만의 역습… “토착 식생 파괴하고 대형 산불 유발”

정식 명칭이 산타 카탈리나섬인 이곳은 북아메리카의 갈라파고스로 불릴 만큼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채널 제도(Channel Islands) 중 하나다.

노새사슴은 토착 동물이 아니며, 약 1세기 전 사냥을 목적으로 인간에 의해 유입된 이후 천적 없는 환경에서 개체수가 2,000마리 규모로 폭증했다.

과학자들과 보존 측은 이 사슴들이 불에 잘 타지 않는 고유 관목들을 모조리 뜯어먹고, 그 자리에 인화성이 극도로 높은 풀들이 자라나게 만들어 2023년 하와이 마우이섬을 휩쓴 것과 같은 대형 산불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섬에만 존재하는 60여 종의 고유 동식물 보호를 위해서도 제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동물 보호 단체·정치권 반발 속 다각적 박멸 방식 도입

하지만 사살 계획이 알려지자 거센 역풍이 불었다.

재니스 한 LA카운티 수퍼바이저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에게 주정부 허가 취소를 요구했고, 주민과 사냥꾼, 동물 보호 단체들이 연합해 소송전으로 맞섰으나 법원이 일단 컨서번시의 손을 들어주었다.

컨서번시 측은 포획 후 이주나 불임 시술은 높은 스트레스로 인한 폐사율(엔젤 아일랜드의 경우 85% 사망)과 막대한 비용 문제로 실효성이 없다며 살처분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5년에 걸쳐 소총 사격, 야간 열 감지 기술, 드론 및 탐지견 등을 동원해 체계적인 박멸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관광 중심지인 아발론 마을 주변의 소수 사슴은 마취총과 불임 시술로 대체되며, 포획된 사슴의 고기는 캘리포니아 콘도르 프로그램 및 원주민 부족 파트너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